지난해 말 120조원대 에서 반년 만에 150조원대로 올라서며 고속 성장 중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상반기 승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이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보수 인하 등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두 회사는 액티브, 커버드콜 등 고도화된 상품을 내놓으며 보수도 수익률도 함께 챙겼다.
14일 금융투자협회 펀드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신규 상장 ETF 평균 보수(기타비용 및 판매매수수료 포함 합산) 비용은 49bp(1bp=0.01%)로 지난해 대비 8b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상품 개수는 전년도 13개에서 9개로 4개 감소했다. 개수보다는 커버드콜과 액티브 등 상품 구조 개발에 집중한 대신 운용 보수 비용을 높인 것이다.
ETF 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운용사들은 마케팅 비용 확대, 보수 인하 등 출혈 경쟁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 보수 인하 경쟁에 불을 지핀 삼성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지난해(42bp)와 비교해 7bp 낮춘 평균 35bp 수준에서 신규 상품을 상장시켰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ETF 시장 점유율이 기존 40%대에서 38%대로 하락하자 보수 비용 인하를 선제적으로 단행했다.
지난 3월 삼성자산운용은 리츠 ETF 총보수 비용을 9bp로 출시하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기존에 출시했던 리츠 ETF 보수 비용을 기존 29bp에서 8bp로 내렸다. 이어 4월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대표지수 ETF 4종의 총보수를 5bp에서 국내 최저 수준인 0.99bp로 인하하며 출혈경쟁을 이끌었다.
ETF 보수 비용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신한자산운용이었다. 국내 최초 월배당 ETF를 선보이며 지난해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순자산 유입이 계속됐지만 반대로 보수 비용은 두 자릿수대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신한자산운용의 신규 상장 평균 보수 비용은 기존 대비 21bp 하락한 31bp로 집계됐다. KB자산운용도 기존 32bp 수준에서 올해 20bp 수준까지 낮추며 자산 규모(AUM) 상위권 운용사 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