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은 이미 무너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사퇴 압박이 폭발했다. 민주당 내 우군들과 기부 큰손들마저 등을 돌리며 바이든 대통령이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마무리되면 민주당 내 ‘바이든 밀어내기’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봤다.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1일 저녁 바이든 대통령은 단독 기자회견을 연다. 여기에서도 정신건강 논란을 잠재우지 못한다면 사퇴 요구는 극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같은 날 마이크 도닐론 수석 고문 등 바이든 선거캠프 핵심 인사들과 만난다. 이날 당 차원에서 후보 교체 여부에 대한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짐작되는 배경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버팀목으로 통하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마저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가 결정을 내리기를 촉구하고 있다”며 마치 사퇴를 종용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특히 펠로시 전 의장은 “나는 모두에게 말했다. 잠시 기다리자고”라며 후보 교체를 지지하는 의원과 기부자들에게 나토 정상회의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도록 설득했다고 말했다. 조만간 민주당 내에서 사퇴 요구가 빗발칠 수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펠로시는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필요시 바이든과 거리를 둘 용의가 있다고 기부자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내 최고 원로로 통하는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역시 기부자들에게 다른 대선 후보 지명에 열려 있다는 뜻을 표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민주당에 거액을 지원하는 기부자들의 사퇴 촉구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석한 대규모 대선 모금 행사를 공동 주최한 조지 클루니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댐이 무너졌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3주 전 모금 행사에서 만난 조 바이든은 2010년, 심지어 2020년의 조 바이든이 아니었다. 그는 우리가 토론에서 목격한 그와 똑같았다"고 썼다.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 역시 한 인터뷰에서 클루니가 우려한 데 대해 “타당하다”며 힘을 보탰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회장, 월트디즈니가 상속자 아비게일 디즈니, 작가 스티븐 킹 등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권 포기를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개 일정을 대폭 줄이고 민주당 혼란에 미소 짓고 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펠로시는 이제 부패한 조(Crooked Joe)에게 등을 돌렸다”며 “나는 극좌 민주당이 우리나라를 파괴하기 위해 한 일에 대해 펠로시와 토론하고 싶다. 아마 펠로시는 5분도 못 버틸 것”이라며 조롱하는 글을 올렸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트럼프 전 대통령 가족들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막내 아들 배런은 이날 밤 플로리다주 골프장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정치 무대에 데뷔했고,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8일 밤 트럼프 타워 펜트하우스에서 모금 행사를 열고 140만 달러를 모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그간 자취를 감춘 탓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