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인공지능(AI)이 점차 보편화하면서 기업들의 AI 도입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품질은 AI 성능을 판가름하는 결정적 요소다. 그런 만큼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도 늘지만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최승철 클라우데라코리아 지사장은 최근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클라우데라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을 수용하는 거의 유일한 업체"라며 "데이터 플랫폼의 전반적인 포트폴리오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소개했다.
한국도 클라우데라의 주요 시장이다. 클라우데라는 올해 한국 지사 설립 10년째를 맞았다. 특히 생성 AI를 계기로 하이브리드 데이터 플랫폼에 대한 한국 기업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음은 최 지사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생성 AI가 클라우데라 사업에 미친 영향은.
"많은 기업이 챗GPT 등 생성 AI 서비스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거나, 비용을 줄이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하고자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많은 기업들이 챗GPT 등 범용 서비스를 활용하려 했는데 기업 내부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일이 많았고 범용 모델이라 특정한 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부정확하게 답하는 사례도 잦았다. 기업들은 생성 AI의 비즈니스 목적 활용을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엔터프라이즈(기업용) AI'가 대두됐다. 초거대언어모델(LLM)에 기업의 내부 정보가 담긴 적절한 데이터를 집어넣어야 해당 기업에 맞는 생성 AI 서비스를 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데이터는 물론 보안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이 검증된 데이터 플랫폼이 필요하다.
클라우데라 역시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생성 AI가 우리 사업 모델과 전략에도 큰 변화와 기회를 줬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믿는다. 각 기업에 맞는 데이터 플랫폼 위에 이들을 위한 생성 AI 서비스를 얼마나 잘 구축하느냐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데이터 플랫폼에 데브옵스(DevOps)를 연계해 전사적인 엔터프라이즈(기업)용 생성 AI 개발·운영 플랫폼을 제공하는 솔루션 공급사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한국 기업들의 데이터 관리·분석 수준은.
"대부분 고객이 생성 AI를 어떻게 도입해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데, 전반적으로 데이터 분석 역량은 뛰어나다고 본다. 다만 기업 내 데이터들이 하나의 통합된 데이터 플랫폼 위에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데이터가 중복될 수 있고, 데이터 관리 주체들이 다르다 보니 부서 간 협업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온프레미스 등에서 데이터가 여기저기 흩어져 관리될 때 이를 한데 끌어모아서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이 중요하다. 기업들에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다. 데이터가 온프레미스에 있든, 프라이빗이나 퍼블릭 클라우드에 있든 결국 데이터를 한데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위에 이제 새로운 AI 서비스 등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렇듯 표준화된 데이터 플랫폼이 있어야만 여기서 모든 데이터가 관리·운영되고, 그런 만큼 데이터의 신뢰성과 보안도 강력해지게 된다. 설사 데이터를 관리하는 핵심 인재가 회사를 떠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인수인계하기 용이하다."
-생성 AI 본격화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 사례가 늘고 있다.
"70% 넘는 기업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은 시기 문제라고 말한다. 첫 번째 이유는 비용이다. 디지털 전환(DX)을 위해서는 클라우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했더니 도입 전 대비 비용이 3배 이상 늘어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실제 우리 고객사들도 예상보다 비용이 너무 커졌다고 호소하곤 한다. 두 번째는 록인(Lock-in) 효과다.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비중을 늘렸더니 특정 클라우드공급사(CSP)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DX 목적이 기업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민첩성과 유연성을 늘리기 위한 것인데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기업 내 업무 워크로드를 분석하고 데이터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보안성이 중요시되는 데이터나 어느 정도 수요가 예측되는 업무 관련 데이터 등은 온프레미스에 두고, 고객관계관리(CRM)와 같은 마케팅 캠페인 등과 관련된 데이터는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식이다.
클라우드로 전환할 것이 있고, 그렇지 않아도 될 것이 있다. 생성 AI가 더욱 보편화하고 일상화하면서 더 많은 데이터에 대한 운용이 필요할 것이다. 데이터가 어디서 보관되든지 간에 이들을 다 분석해서 AI에 활용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지원되는 데이터 플랫폼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경쟁사과 비교해 클라우데라의 차별점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을 수용하는 거의 유일한 업체다. 온프레미스 버전,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 버전을 다 갖췄다. 각 버전은 공유데이터경험(Shared Data Experience·SDX)을 통해 사용자 계정 관리부터 데이터에 대한 보안 거버넌스까지 하나의 솔루션에서 관리 가능하다. 온프레미스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1차적으로 잘 처리한 다음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올린 후 이를 토대로 머신러닝이나 LLM을 학습·활용하는 작업을 하나의 인터페이스(UI)에서 다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데라만이 제공하는 기능이다.
데이터 플랫폼의 전반적인 포트폴리오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스노우플레이크나 데이터브릭스 등 경쟁사가 있지만 포트폴리오의 일부분을 토대로 전체적으로 넓히려고 하는 단계라는 점에서 클라우데라와 차이가 있다. 주요 산업별 대표 기업들이 대부분 클라우데라를 쓰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한국에서도 금융·통신·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사를 확보했다. 경쟁사 대비 다양한 산업별 사례와 경험을 갖췄다."
-파트너사들과 협업하는 방식은.
"AI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최근에도 '엔비디아 NIM 마이크로서비스'를 클라우데라 머신러닝에 통합해 빠르고 안전한 생성 AI 워크플로를 제공하고자 했다. AI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엔비디아·델 등과 협력해 이들 솔루션에 저희 서비스를 튜닝함으로써 보다 고도화하는 식이다. 벡터 데이터베이스 기업인 파인콘, 세계 최대 AI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난달엔 AI 운영 플랫폼인 베르타(Verta)를 인수했다. 엔드투엔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분야는 저희 역량을 집중하되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손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20일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파트너 데이'를 열었다. 클라우데라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전략 등을 공유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생성 AI 도입에 따른 엔터프라이즈 AI가 우리의 첫 목표라고 소개했다. 아시아·태평양(APAC) 지사에서 기술팀이 직접 방한해 생성 AI를 클라우데라 플랫폼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파트너사들에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파트너사의 기술 인력들이 향후 생성 AI를 클라우데라 플랫폼으로 구현할 때 훨씬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30여 개사에서 80여 명이 참석했는데 전체적으로 호응이 아주 좋았다."
-지사장에 취임한 지 1년 지났다. 한국 시장에서의 목표는.
"올해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인 숫자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 상반기는 잘 마무리했고, 하반기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나아가 생성 AI 시장에서 클라우데라가 올해 안에 한국에서 최초 사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싱가포르 금융그룹인 OCBC 등 관련 성공 사례를 만든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은 물론 한국에서도 데이터 처리·분석 분야에서 클라우데라가 기업의 명실상부한 최고의 파트너로서 자리 잡게끔 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