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사내뷰공업 김소정 PD가 일상의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법

2024-07-11 09:45
  • 글자크기 설정

사내뷰공업 채널 개설 전부터 개인 SNS 등에 브이로그 등의 영상을 올린 김소정 PD. 그는 회사 대표의 권유를 받으면서 숏폼을 제작했다. 자신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살려 ‘우당탕탕 알바 공감’ 시리즈와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빌런들을 모은 ‘빌런 시리즈‘를 업로드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다. 그와 우당탕탕 사회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내뷰공업 김소정 PD 사진 김호이 기자
사내뷰공업 김소정 PD [사진= 김호이 기자]

 
어쩌다가 사내뷰공업을 하게됐나
- 숏폼이라는 게 생겼을 때 저희 회사에서도 숏폼을 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다.
 
황은정, 김혜진, 홍유경, 박세은 등 많은 부케들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인물로 살 때 가장 김소정 답다는 느낌이 드나
- 전부 가짜인데 그나마 비슷한게 여고생 홍유경이라는 캐릭터다. 고등학생 때 그렇게 지냈고 성적순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줬는데 거기에 애들 불러서 표를 뿌리면서 내 공연 보러 오라고 춤추면서 개인기 보여주는게 비슷한 것 같다.
 
콘텐츠를 통해 알바생부터 학생시절의 일상을 전하는데 김소정의 일상은 어떤가
- 굉장히 단조롭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운동 갔다가 집에서 자유시간 갖고 잔다. 한달에 약속이 한두개 밖에 없을 정도로 똑같은 삶을 산다.
 
출근하는 게 재밌나
- 엄청 재밌다. 재밌는 콘텐츠들을 만들다 보니까 출근도 재밌다.
 
김소정에게 출퇴근의 의미는 뭔가
- 지속적으로 똑같은 일을 하게하면서 삶을 안정되게 만드는 것이다.
돈이 많아도 일을 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루틴이 있다는게 굉장히 좋다.
 
최근에는 <다큐 황은정: 스마트폰이 뭐길래>가 극장 최초로 영화관에 개봉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했을 때 스마트폰에 대한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나
-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서 기존에 있던 휴대폰을 봐오긴 했지만 저는 그렇지는 않았다. 저희 회사에서 내부 시사를 하는데 자기도 스마트폰으로 갖고 싶어서 부순 적이 있다고 한 직원도 있었고 댓글에서도 그런 댓글이 많았다.
 
다큐 황은정 시사회 당시 김소정 PD 사진 김호이 기자
다큐 황은정 시사회 당시 김소정 PD [사진= 김호이 기자]



스마트폰에 대한 첫 기억은 뭔가
- 중3 때 스마트폰을 처음 샀는데 저희 반에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친구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카카오톡 친구가 6명 밖에 없었는데 얼리어답터로서 이게 스마트폰이다 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스마트폰이 과연 뭘까. 중학생 당시 스마트폰이 생긴 후 달라진 일상이 궁금하다
- 스마트폰으로 노래도 들을 수 있고 인터넷 소설도 바로 볼 수 있다는 게 문화충격이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어떤 학창시절을 보냈나. 그리고 학창시절 바라던 어른의 모습이 됐나
- 굉장히 무난한 학창시절을 보냈고 공부를 굉장히 많이했다. 특별한 문제를 저지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때 당시에는 구두를 신고 걸어다니는 어른의 모습을 상상했는데 그 나이가 되었음에도 전혀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은 것 같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29살이 어른 같지 않다.
 
캐릭터들을 어떻게 만드나
-알바를 많이 하면서 관계가 깊지 않은 여러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서 "저 사람 왜 저렇게 행동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그런 것들을 평소에 많이 생각했는데 쇼츠를 만들면서 인간의 궁금증에 대한 게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관찰하려고 한 것보다 자연스럽게 체득이 된 것 같고 오랜시간 동안 알바를 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알게된 것 같다.
 
SNS를 통해서 달라진 일상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 달라진게 있나
-평소에는 SNS를 잘 안하지만 일을 하면서 반응을 많이 체크하게 됐다. 조회수 등을 보면서 일희일비 하게 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한다.
 
김소정 PD 사진 김호이 기자
김소정 PD [사진= 김호이 기자]


힘을 빼고 했는데 반응이 좋았던 영상이나 공들였는데 반응이 안좋았던 영상이 있나
- 힘을 뺐는데 반응이 좋았던 건 다큐 황은정 첫번째 시리즈가 제작비도 많이 들었고 출연한 학생들도 대부분 회사 사람들이고 집이나 학교에서 찍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고마워하는 콘텐츠다. 그리고 힘을 줬지만 반응이 안좋았던 콘텐츠는 운동하는 콘텐츠다. 제갈혁 캐릭터가 회원에게 운동을 알려주는 나혼자 산다를 패러디한 영상인데 예능 영상이다 보니까 카메라도 많이 쓰고 감독님도 섭외했지만 예상만큼 잘나오지는 않았다. 많은 준비를 한 것과 재미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생각과 너무 기대하면 실망도 크니까 중용을 지키자는 교훈을 얻었다.
 
무엇을 보여줄지 어떻게 정하나
-콘텐츠에서 보여줄 핵심 메시지를 정한다. 쇼츠는 제목에서 보여주고 싶은 게 나온다. 한줄로 영상의 정체성을 설명하려고 하는데 다큐멘터리 같은 긴호흡의 영상은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사람들이 이 영상을 보고 베스트 댓글로 이런 게 달렸으면 좋겠다 하는 걸 나름대로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 영상의 베스트 댓글이 의도대로 나오도록 콘텐츠를 제작한다. 황은정 콘텐츠를 만들 때도 원하는 댓글이 달리면 의도가 통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관찰력의 근원이 궁금하다
-알바를 많이 하면서 불특정 다수들을 만나면서 관찰을 했는데 지금은 알바를 안하고 있으니까 사람들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의식해서 볼 때가 많다. 그리고 심리학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많이 본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것처럼 김소정을 춤추게 하는 건 뭔가
- 칭찬도 좋고 적절한 휴식도 많이 한다.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데 너무 달리기만 하면 무조건 지칠 수 있다. 저는 쉬면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
 
많은 콘텐츠들을 만들면서 지키려고 하는 게 있나
- 남의 부족한 점을 건드려서 웃기게 만드는 걸 팀 내에서 지양하려고 한다. 그리고 얼굴을 망가뜨리면서 웃기는 것도 안하려고 한다.
최대한 말과 상황으로 웃기려고 하는 걸 지향하고 있다.
 
영상을 만들기 위해 이것까지 해봤다 하는 게 있나
-그전까지는 알바도 많이 하면서 나름대로 살아 온 삶의 데이터가 있어서 영상을 만드는데 무리가 없었는데 2년 넘게 만들다 보니까 소재가 고갈되는 것 같다. 이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기의 빌런 나혜영이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는 관련 서적도 찾아보고 논문도 읽어보면서 캐릭터의 입체성을 부여했다. 이제는 뇌피셜만으로 캐릭터를 만드는 단계는 지난 것 같다.
 
스스로 사내뷰공업이 인기를 끈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일주일에 세번 영상을 무조건 올리는데 사람들의 피드에 좋든 싫든 노출이 되면서 익숙해져서 인기를 얻은 것도 있는 것 같다. 불편함을 최대한 안주려고 하다 보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보면서 웃을 수 있어서 좋아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캐릭터의 서사가 있다 보니까 새로운 에피소드가 나왔겠다는 생각에 길게 좋아해주는 것 같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사내뷰공업을 통해 성공한 덕후가 된 경험이 있나. 이러한 경험이 직업만족도와 삶의 질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주나
- 닛물캐쉬 님을 엄청 좋아하는데 유튜브 팬페스트 때 만났다. 집사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하니까 머리를 흐트리고 한쪽 눈을 가리시면서 연기를 해주셔서 너무 기뻤고 운동을 많이 하다보니까 핏블리 님이나 피지컬갤러리 등 운동유튜버 분들을 많이 봤는데 그 분들도 실제로 만날 기회가 있었어서 정말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큰 동력이 되는 것 같다.
 
크리에이터와 PD의 경계를 어떻게 생각하나
- 똑같은 것 같다.지금 크리에이터 분들도 본인의 콘텐츠를 짜고 편집까지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부르는 호칭이 다를 뿐이지 하는 일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PD가 아닌 미래에 불리고 싶은 호칭이 있나
-당장 2년 뒤 계획도 안세워서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제 머릿속에 있는 걸 가볍게 표현하거나 몸을 쓰고 연기하거나 얼굴을 알리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서 어떤 형태로든 뭔가를 만들고 있을 것 같다.
 
 
김소정 PD가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건 뭔가
-항상 똑같은 삶을 사는게 멋진 것 같다. 감정기복이 있어서 하루를 더 똑같이 만드는 편이다. 똑같은 루틴으로 해놔야 저처럼 감정기복이 있는 사람은 그나마 타격이 덜하다. 나름대로 나의 해결책을 찾아서 행하는 게 멋있는 것 같다.
 
회사 분위기는 어떤가. 팀원들과 가장 많이 나누는 얘기는 뭔가
- 회사에서 닉네임으로 부르는데 그래서 굉장히 수평적이고 팀장한테 아무 말 다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그러다 보니까 아이디어도 다 말할 수 있다. 대부분 20대 후반 30대 초반인데 웃긴 얘기들을 많이 한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기 위한 김소정 PD만의 방법이 있나
- 그 일이 좋다면 너무 몰두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재밌고 잘되더라도 몰두하면 질리기 때문에 거리를 둔다.
 
알바 경험이 엄청나게 많은데 근무기간이 얼마나 되길래 종류별로 다양하게 많이 할 수 있던건가.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았던건가
- 20살 때부터 26살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알바를 세개씩 했다. 학교 가기 전에 알바하고 학교 끝나고 알바하고 주말에도 다른 알바를 중복으로 해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알바를 할 수 있었다. 엄청 지치고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도 많았다. 이렇게 열심히 살았던 이유가 저희 집 모토가 각자도생이라서 집 보증금만 주시고 "너 알아서 해라"해서 월세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열심히 살았다(웃음).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어떻게 하면 과거의 경험들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던건가. 기록을 어떻게 해놨나
- 기록은 안 하지만 기억력이 좋은 것 같다. 카페 알바 영상을 찍으려고 하면 그때 겪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짧게 적은 메모들도 도움이 된다.
 
알바 선배로서 우당탕탕 새내기 알바생들한테 알려주고 싶은 팁이 있나
- 일단 본인 마음대로 판단하면 안된다. 알바하기 싫은 순간에도 언젠간 도움이 될 거니까 이왕 할 거 즐거운 마음으로 했으면 한다.
 
김소정이 본 황은정, 김혜진, 홍유경, 박세은은 어떤 사람인 것 같나
- 황은정은 처음에는 비록 일진 캐릭터로 시작하긴 했지만 얼짱으로 노선을 틀어서 그 시절 중학생들의 어른 같아지고 싶은 모습, 친구와의 불화, 엄마와의 사춘기 시절을 보여주는 추억을 자극하는 캐릭터다. 옛날에는 돈 뜯고 옷 빌려달라는 애 컨셉이었다면 지금은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릴 수 있게 하는 존재다. 박세은은 저의 스무살을 많이 생각하면서 만든 캐릭터라서 동년배 분들어 스무살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아서 추억의 상징이다. 김혜진은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다. 저의 이야기를 약간 섞은 건데 저도 알바 엄청 많이 하고 돈 없이 대학생활을 보내서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의 모습을 아름답게 만들어서 힘을 주고 싶은 친구다. 황한솔 캐릭터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오타쿠 캐릭터인데 저한테도 그런 면모가 있어서 저의 못다한 소망을 담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PD로서 김소정, 사람으로서 김소정은 어떤 사람인가
-PD로서의 김소정은 아이디어가 산발적으로 나오는 걸 잘 끄집어내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 같고 사람으로서 김소정은 부족한 것도 많고 실수도 많이 하는 편인데 잘 웃어넘긴다.
 
직업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몇점인가
- 90점이다. 잘 맞는 것 같고 어떤 콘텐츠를 만드냐에 따라서 PD의 범위가 넓은데 저는 SNS 콘텐츠를 위주로 만들고 있어서 짧은 호흡이 저랑 잘 맞는 것 같다. 10점 빠진 이유는 제가 엄청 잘하거나 누군가에게 알려줄 단계가 아니라서 그렇다.
 
김소정의 꿈은 뭔가
- 꿈과 직업적 성취는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되고싶다. 베풀 때 느끼는 행복을 이 나이 되어서야 알게 되고 있다. 나이가 더 들수록 나눔의 행복을 더 알고 싶다.
 
김소정 PD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기자
사내뷰공업 김소정 PD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기자]

 
행복의 기준이 뭔가
- 밤에 누웠을 때 걱정 없이 잘 수 있는 것이다.
행복은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 불편한 감정이 없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황은정, 김혜진, 홍유경, 박세은처럼 우당탕탕 치열하고 열심히 재밌게 일상을 보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 우리가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 큰 사건이 있어야 삶이 완성이 됐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건들이 아니라 일상이 모여서 인생이 된 것이기 때문에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만으로도 만족을 하면 더 행복함을 자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소정 PD와 김호이 기자사진 김호이 기자
김소정 PD와 김호이 기자[사진= 김호이 기자]
김소정 PD 김호이 기자 이은성촬영 양지원촬영 사진 김호이 기자
김소정 PD, 김호이 기자, 이은성(촬영}, 양지원(촬영) [사진= 김호이 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