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에 미국 대선 결과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증시 전망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금융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오펜하이머는 S&P500 전망치를 기존 5500에서 59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이날 S&P500가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5572.85) 대비 약 6%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으로, 지난달에 S&P500 전망치를 6000으로 상향한 투자은행 에버코어에 이어 월가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전망치다.
존 스톨츠푸스 오펜하이머 수석 투자 전략가는 "둔화되는 인플레이션, 탄탄한 고용 수치와 구인 건수, 1분기 실적 등 최근 지표들은 현재 강세장이 더 지속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올해 뉴욕 증시는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열풍과 함께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승세를 이어왔고, 특히 최근에는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날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11월 대선까지 S&P500이 1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기 드문 약세론자로 유명한 윌슨 CIO는 올해 초에는 뉴욕 증시 랠리 여파에 S&P500지수 전망치를 4500에서 5400으로 상향하기도 했으나 연말까지 미국 대선과 기업 실적과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두고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증시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윌슨 CIO는 올해 S&P500이 17% 가까이 올랐지만 이는 대부분 소수 기업들이 주도한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평했다. 그는 "지금부터 연말까지 (증시) 상승 가능성은 평소보다도 훨씬 낮다"며 연말까지 상승 가능성을 종전 25%에서 20%로 하향했다.
뉴욕 증시 하락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모건스탠리뿐만이 아니다. 이날 스콧 루브너 골드만삭스 이사는 올해 뉴욕 증시가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온 만큼 투자자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졌다며 2분기 기업 실적이 실망스러우면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 증시는 12일 JP모건, 씨티그룹 등 금융주들을 시작으로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2분기 이익은 약 9% 증가가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2022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최대 이익 증가율이다.
루브너 이사는 전통적으로 증시에서 자금 유출이 가장 많았던 8월부터 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며 "올해 최고의 투자 시기가 끝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JP모건, 씨티그룹 등도 뉴욕 증시 조정 가능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