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민주당 안팎의 사퇴 압박이 거센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말 하나하나가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20명이 넘는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계획 중 하나는 저녁 8시 이후에 일정을 잡는 것을 중단하고, 잠을 더 많이 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케빈 무뇨즈 바이든 선거캠프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오후 9시면 잠자리에 들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후 6시 30분에 저녁 식사를 했다”며 “통상 대통령들은 균형을 신경 쓰며, 바이든 대통령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 절반을 트루스 소셜에서 불평하며 보내고, 나머지 절반은 골프 치며 보내는 트럼프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주지사들과의 자리에서 건강 관련 얘기가 나오자, “나는 괜찮다. 내 뇌는 잘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해 일부 주지사들이 뜨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정신건강 문제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일부 주지사들은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대통령도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일 뿐, 일부 참석자들이 발언들을 너무 과장해서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의 일정을 봐라. 모금행사를 봐라”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밤낮없이 하는 전화 통화, 동맹관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준비, 하마스-이스라엘 평화 협정 등 산더미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NY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캠프데이비드에서 대선 토론을 준비한 6일 동안 오전 11시 전에는 일정이 시작되지 않은 데다가, 바이든 대통령이 매일 낮잠을 잤다고 보도하며, 건강 문제 논란에 불을 더 지폈다.
또한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을 맞아 백악관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현역 군인 수천 명과 그 가족들을 위한 바비큐 파티에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건강 논란을 의식한 듯 힘찬 목소리로 연설했지만, 텔레프롬프터에 의존한 데다가 발언 중 대본에서 벗어나는 말을 하는 등 염려스러운 점이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여부가 며칠 내 결정될 것으로 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에는 ABC뉴스와 인터뷰한 후 같은날 위스콘신에서 선거유세를 한다.
로이터는 “민주당 의원 수십 명은 바이든이 ABC인터뷰에서 실수하면 사퇴를 요구할 준비를 하는 중”이라며 11월 하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하원의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말실수하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은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7일에 질 바이든 여사와 펜실베이니아에 가서 수천 명의 사람들 앞에서 연설한 후 다음주에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매우 이례적인 단독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