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엔비디아 반독점 위반으로 기소 예정…EU, 美 빅테크 제재 강화

2024-07-0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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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생성형 AI업계의 엔비디아 '쿠다' 의존도 등 지적

엔비디아, 미국 등에서도 반독점 조사 예정

EU, 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美 빅테크 제재 강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가 '인공지능(AI) 칩 선두업체' 엔비디아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1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경우 프랑스는 엔비디아에 반독점 위반으로 기소하는 첫 국가가 된다. 앞서 지난 주 유럽연합(EU)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대해 반독점 위반 잠정 판결을 내린 가운데 최근 들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유럽의 반독점 제재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반독점 당국은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생성형 AI 경쟁의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AI칩 공급업체들의 불공정 관행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생성형 AI업계가 쿠다(CUDA)라고 불리는 엔비디아의 AI 소프트웨어 개발 지원 프로그램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보고서는 최근 엔비디아가 코어위브와 같은 AI 중심 클라우드 서비스업체에 투자한 것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 최종적으로 반독점 판결이 내려지면 엔비디아는 연간 세계 매출액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납부해야 할 수 있지만,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협상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프랑스는 작년 9월에 익명의 그래픽카드 기업에 대한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는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는 엔비디아를 표적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칩(가속기) 시장의 90%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2022년 말 챗GPT의 출시와 함께 시작된 생성형 AI 열풍의 가장 큰 수혜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방증하듯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년 반 동안 8배(주식 분할 반영) 올랐고, 지난 달에는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하며 잠시나마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엔비디아를 향한 세계 각국 반독점 당국의 눈초리도 매서워진 모습이다. 지난 달 미국 법무부는 엔비디아에 대해 반독점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작년 엔비디아 공시에 따르면 EU와 중국 감독당국도 그래픽카드 부문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EU는 프랑스가 엔비디아를 먼저 제재할 예정인 가운데 아직까지는 조사를 확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유럽, 빅테크 반독점 제재 잇따라

유럽은 최근 들어 미국 거대 정보기술(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반독점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 주 애플의 앱스토어가 빅테크 갑질을 방지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데 이어, 1일에는 메타 역시 DMA를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EU집행위원회는 이들에 대해 내년 3월까지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으로, DMA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납부해야 할 수 있다. DMA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판단될 경우 벌금은 최대 20%까지 오를 수 있다.

또한 EU집행위원회는 지난 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해 화상회의앱 팀즈(Teams)를 자사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에 끼워판 것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 역시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가 최종 인정될 경우,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아울러 지난 달 29일에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삼성전자의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등에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가 탑재되는 것에 대해 반독점 조사를 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고,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그 주요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EU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DMA와 관련해 구글, 애플, 틱톡,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6개 빅테크 기업의 22개 서비스를 '게이트 키퍼'로 지정하고 이들에 대한 감독·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EU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유럽 내 소비자 보호와 함께 자국 기술 산업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다. 최근 수년간 유럽 스타트업 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산업에 당국이 너무 느리게 대응하고, 반독점 관행을 제재할 법적 도구가 마땅치 않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독립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7(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메타, 테슬라)로 일컬어지는 미국 최대 7개 빅테크 기업은 유럽 7대 빅테크 기업보다 규모는 20배, 매출은 10배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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