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안 러시...'상속세'가 밸류업 성패 좌우

2024-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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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 세법개정안 시작으로 연말까지 상법개정안·지수 출시 예정

세법·상법 개정 모두 불확실성 상존… 야당·법무부 입장 변화 관건

하반기 밸류업 관련 정책
하반기 밸류업 관련 정책

우리나라 증시의 근본 체질을 바꾸겠다며 시작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지우지할 세재 개편안이 하반기 진행된다. 증권가에서는 이해 당사자 간 의견 차가 큰 세법, 상법들의 조율 작업에 우리 증시의 상하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금융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7월 말 발표되는 세법개정안을 시작으로 하반기 중에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공개될 예정이다. 일단 정부안 발표가 예고는 돼 있지만 문제는 세법과 상법 개정 모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발표가 임박한 세제 개편안의 핵심 사안은 '상속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상속세율(50%, 최대주주 할증 적용 시 60%)은 그간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상장기업은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가 주가에 기반해 책정되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최대주주 할증 과세'를 없애는 것이다. 최대주주 주식 상속 시 부과되는 2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거한다는 것이다. 

주가 부양에 필수적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역시 세법 개정안에 담길 가능성이 크다.  배당소득세율 인하는 기업들의 배당 확대에 대한 유인이 될 수 있다. 현행 배당소득세율은 14%지만 연간 2000만원이 넘으면 최고 45%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최대주주 입장에서 망설여질 수밖에 없는 수준의 세율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부자 감세라며 반발하고 있어 어느 수준에서 개편 작업이 진행될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3분기 중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법개정안도 우리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상법 개정안의 뜨거운 감자는 382조 3항 '이사의 충실 의무'다. 기업의 이사는 '회사'를 위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한다고 돼 있는 조문에 '주주의 이익'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확대되면 경영 활동 위축이 불가피하다며 반기를 들고 있다. 이에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는 '배임죄' 폐지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상법 개정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4일 상법 개정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사회 충실의무 대상이 주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며 "삼라만상을 다 처벌 대상으로 삼는 배임죄는 현행 유지보다는 폐지가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와 금융당국의 의지가 실현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일단 이사 충실 의무 자체는 세법과 달리 여야 쟁점 사안이 아닌 만큼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난 1월 소관 부처인 법무부가 추상적이고 선언적 규정에 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상법 개정에 반대한 전례가 있고 재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이해 당사자 간 기류 변화를 지켜봐야 하는 실정이다.        

정부 주도의 세법·상법 개편안 공개와 함께 금융당국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투자 유도 방안 발표도 예정돼 있다. 당국에서 제시한 타임라인에 따르면 일단 오는 9월 기업가치 우수 기업들을 편입한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되고 연말에는 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등 밸류업 프로그램 금융상품도 출시될 전망이다. 지수 발표 후 2~3개월가량 소요된다는 게 금융당국의 계산이다.

증권가에서도 밸류업 프로그램과 연관된 법 개정 결과물 및 지수 등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만큼 오는 하반기가 증시 체질 개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정부 추진 안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만큼 수혜주 찾기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관문인 법안(세법·상법) 개정을 위해서는 입법부와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그 과정이 순탄하지 않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7월은 정부 '안'이 발표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정부 발표안에 크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정책 변화만으로 수혜주를 찾는 과정은 4분기에 본격화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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