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10시)부터 첫 TV 대선 토론을 갖는다.
이번 토론은 90분간 진행되며 마무리 발언이 있다. 후보자는 질문에 답변하는 데 2분을 쓸 수 있으며, 반박 등에는 1분이 주어진다.
미국에서 청중 없는 대선 토론이 열린 것은 1960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공화당 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과 민주당 후보였던 존 F 케네디가 맞붙었는데, 청중 없이 진행됐다. 이 토론은 TV로 중계된 미국 최초 대선 토론이기도 하다. 당시 자신감이 넘치던 케네디는 병색이 완연한 듯한 닉슨을 압도했다.
그 후 16년간 대선 토론은 열리지 않았다. 이후 1976년 토론이 재개되면서, 현장에 청중이 자리하게 됐다. 현직 대통령이었던 제럴드 포드와 도전자인 민주당 후보 지미 카터는 필라델피아의 월넛스트리트 극장에서 관객 앞에서 토론했다. 카터는 토론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며 대권을 쟁취했다.
그 이후 열린 모든 대선 토론에는 청중이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활개를 치던 2020년에도 당시 현직 대통령이던 트럼프와 전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은 청중 앞에서 두 번의 토론을 가졌다.
올해 바이든 선거 캠프는 환호 혹은 야유를 피하고자 청중이 없는 토론을 요구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이러한 요구를 탐탁지 않아하면서도, 바이든 측의 요구에 동의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토론에서 청중의 호응을 적절히 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1992년 민주당 후보였던 클린턴은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무소속 로스 페로와의 토론에서 소통 능력을 뽐냈다. 그는 사회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더구나 당시 부시 대통령이 토론 중 시계를 보는 장면이 잡히면서, 표심은 급격히 클린턴 쪽으로 향했다.
아울러 바이든과 트럼프의 이날 토론은 미국 역사상 가장 빨리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통상 첫 토론이 9월에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약 3개월 앞서 시작됐다. 지금까지 가장 빨리 이뤄진 토론은 1980년 9월 21일 열린 로널드 레이건과 존 앤더슨 간 토론이다. 지난 대선 때 바이든과 트럼프의 첫 토론은 2020년 9월 29일에 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