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반전 모멘텀] 반도체發 수출 지표 '훨훨'… 중국산 공습·캐즘 극복 관건

2024-06-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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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시장 81% 성장에 삼성·SK 실적 회복

전기차 둔화 불구 하이브리드·SUV 성장 가도

'중국산' 판치는 철강·배터리 부진 이어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반도체 산업이 올 들어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자동차, 선박 등 기간산업의 성장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상반기 수출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전망되는 가운데 자동차 산업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캐즘 여파로 수요가 줄어든 배터리와 '중국산' 공습이 거센 철강 산업 전망은 하반기에도 흐릴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수출은 277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52.5%) △컴퓨터(39.2%) △디스플레이(14.0%) 등 IT 품목 수출이 크게 늘었다.

반도체는 PC, 스마트폰, 서버 등 전방 IT제품 소비 활성화,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단가와 물량이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AI 투자 열풍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반도체 감산 효과 등에 따른 가격 상승, 수요 기업의 가격 상승에 대비한 반도체 재고 축적 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1분기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81.8% 성장하는 등 2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시장 회복으로 메모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2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던 영업이익도 메모리사업의 흑자 전환, 파운드리사업 적자 폭 축소 등으로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3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에도 양사 반도체사업 영업이익은 4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세대 메모리로 각광받는 HBM은 우리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전 세계 AI칩 시장의 80%를 장악한 엔비디아에 HBM3(4세대)를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이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에 HBM3, HBM3E(5세대) 납품을 추진 중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삼성전자 HBM 품질 승인은 시간문제일 뿐 3분기 이후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반도체 수요 증가로 메모리·시스템반도체 모두 수요 개선이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 시장인 중국의 IT기기 전방 수요 증가와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 투자, 인도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촉진 등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인도 반도체 시장은 2022년 278억 달러에서 2026년 55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다음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도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하이브리드차(HEV)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양호한 실적도 기대되고 있다. SK증권은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을 4조2000억원으로 전망하며 "국내 시장 부진에도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싼타페, 투싼 등 주력 HEV 판매 증가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우려가 있지만 HEV 판매 호조, 배터리 가격 하락과 조지아 메타플랜트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면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수령에 따른 인센티브 감소가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과 석유화학 업황은 중국 저가 제품 공세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철강산업은 하반기 미국의 대중국 철강 고관세 부과 시행, 미국 대선 등이 예정돼 있어 더 많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한국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입된 중국산 후판은 421만톤(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 물량은 147만t이다. 1년 새 수입 물량이 약 300만t 증가한 것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사업 부진으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한 5830억원에 그쳤다.

석유화학 업종도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공급과잉 이슈로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기 성장이 부진한 영향도 크게 작용하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도 전기차 캐즘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영업이익 1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2% 줄었다. 삼성SDI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8.8% 감소한 2673억원에 그쳤으며, SK온은 3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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