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중국 자동차 시장, 누가 살아남을까

2024-06-28 05:00
  • 글자크기 설정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산업연구원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산업연구원]
지난해 중국은 자동차 판매가 3000만대를 넘어서 세계 전체의 33.4%를 차지했다. 미래 자동차로 불리는 전기차 판매에서는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등에서도 중국 소비자들이 훨씬 더 수용적이어서 향후 상용화되면 중국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제품 소비시장이며 미래 산업의 절대적인 수요자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기업 대부분이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경쟁은 만만치 않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일부 일본 기업 등은 오래전에 중국 시장에서 도태됐고 한때 9%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던 우리 기업도 1%대로 크게 하락했다.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다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팽배하다. 외국 브랜드라곤 애플 하나만 살아남은 것처럼 자동차 시장에서도 테슬라 하나만 살아남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중국 전기차는 세계 시장에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유럽연합(EU)만 하더라도 전체 전기차 판매의 약 20%가 중국에서 생산된 것이고 특별한 조치가 없다면 올해는 25%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EU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비중은 크게 늘어 11%에 달하고 있다. 후발국 대부분에서는 중국 전기차가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시장의 9%가 전기차인 태국의 경우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 비중이 90%를 넘어섰다.

중국 전기차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는 이유다. 최근 EU는 반보조금 조사를 실시해 중국 전기차에 대해 17.4∼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산 자동차 판매가 제한적인 미국조차도 바이든 행정부가 추가 관세를 100%까지 올리기로 결정했다. 

중국 전기차의 해외시장 침투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절대적인 경쟁력 우위에 기인한다. UBS 조사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비야디의 중형 세단인 '실(Seal)'의 소비자 권장 가격은 2만5126유로인 데 반해 폭스바겐 ID.3는 3만9520유로로 57.3%나 더 비싸다. 그렇지만 실(Seal)이 차체도 더 크며 한 번 충전해서 갈 수 있는 거리도 더 길다. 중국 전기차에는 자동 주차 기능, 자동 안전 보조 시스템, 원거리 시동 기능 등 각종 편의 기능과 더불어 대형 모니터 등이 기본 장착돼 있다. 유럽 소비자들이 중국 전기차를 첨단 기술 제품으로 인식한다는 조사도 있다.

그렇다고 중국 전기차가 양산 브랜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니오(NIO·蔚来)나 리오토(Li Auto·理想) 등은 고급 브랜드에 속하고 비야디 산하의 양왕(YangWang·仰望)은 벤츠 마이바흐(MAYBACH)와 가격대가 비슷할 정도로 초고급 브랜드다.

중국은 미래 자동차 경쟁이 자율주행에 있다고 보고 해당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미 자율주행 관련 시스템, 부품 등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존재하고 많은 지역에서 대규모 시범운행이 실시되고 있다. 전기차에 이어 자율주행차에서도 중국 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조금이든 거대한 자국 시장이든 그 원인이 어떤 것이든 간에 현재 중국은 자동차산업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했다. 미래 자동차로 불리는 전기차에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답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향후 자율주행 자동차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주요국들은 중국 전기차 진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경쟁에서 일정 수준 중국을 배제해 자국 기업에 유리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결국 가격, 제품, 기술 등의 경쟁력과 차별화가 기반이 돼야 한다. 중국 시장이 살아남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해서 포기할 수도 없다. 거대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성장할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부터 중국 기업과 경쟁해야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올리버 블룸(Oliver Blume)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베이징 모터쇼에서 "중국 시장은 피트니스센터"라고 말한 바 있는데 결국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키우는 곳이라는 의미다. 현지 우리 기업 관계자도 중국과의 경쟁이 답이 없는 문제 아니냐는 질문에 "그래도 중국에서 답을 찾아야죠"라고 답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