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장은 26일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50년 공직생활 경험을 적은 회고록 '대한민국, 50년의 축적' 출판기념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달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임기를 마치고 정치 일선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김 전 의장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5000명의 국회 직원과 혼연일체로 노력했더니 어느 정도 공론화에 성공한 것 같다"며 "지난 4월 총선에서 여야의 첫 번째 정책 공약이 저출생 극복 대책이었고, 윤석열 대통령께서 제가 제안했던 저출생 문제를 전담하는 부처 신설을 약속하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관성 있는 저출생 정책 추진을 강조한 김 전 의장은 해결책으로 △이민법 개정 △재외동포 복수 국적 허용 △수도권 내 반도체 실리콘밸리 신설 △국방과학기술사관학교 개교 등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G20 국가 대부분이 복수국적 제도를 실시하는데 우리나라만 활용 안 하고 있다. 708만 재외동포의 80%가 한국과 네트워킹을 맺고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국적법을 고쳐 병역 의무 문제가 없는 40세 이상의 재외동포에게는 복수국적을 허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세계 1등을 하고 다른 나라가 못 만드는 창의적인 걸 만드려면 다른 나라 출신의 석박사급 기술자가 함께 모여야만 한다"며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석박사급 기술자가 선택할 곳은 수도권밖에 없다. 수도권에 반도체 실리콘밸리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또한 이같은 국가적 과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해 '글로벌혁신연구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장은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해서 우리의 후배 정치인들이나 후배 관료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저출생과 축소사회 극복 대책을 실천해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일을 목표로 하겠다"고 전했다.
1974년 행시 13회로 공직사회에 입문한 김 전 의장은 재경부 차관, 국무조정실장,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뒤에는 내리 5선에 성공하며 21대 후반기 국회의장까지 맡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문희상·정세균 전 의장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찬대 원내대표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김 전 의장의 회고록 출간을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