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6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좀 더 미래지향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는 주요 20개국(G20)·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업지배구조 원칙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방향으로 개편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축사에서 "증권시장은 기업에게는 혁신에 필요한 자금조달의 기회,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자산 증식 기회, 그리고 경제에는 역동성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본주의의 꽃이자 핵심 인프라"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 경제의 빠른 성장과 높아진 위상에도 국내 증권시장에 대한 평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용어에서 나타나듯 여전히 인색하다”면서 현재 저성장 기조로 인한 경제 활력 저하, 부동산으로의 자산 쏠림과 연금의 고갈 우려 등으로 우리 사회가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마저 지속될 경우 새로운 자금 유입과 기업혁신의 선순환이 단절되고, 나아가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으로 빠른 경제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기업지배구조의 모순이 지목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 원장은 "최근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가 발표한 기업지배구조 순위를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12개국 중 8위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어, 여전히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며 "그동안 기업주의 자본축적 속도보다 기업 확장속도가 더 빠른 고도성장 기간이 지속되면서, 낮은 지분율로 기업을 지배하는 특유의 한국적 기업지배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런 한국적 기업지배구조는 경제개발 시기의 압축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으로도 평가받는다"면서도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지금은 역설적으로 자본시장 선진화의 걸림돌로 지목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현 기업지배구조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에 취약하고 기업성과와 주주가치가 괴리되기 쉬워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좀 더 미래지향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좋은 기업지배구조는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우리 자본시장이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G20·OECD 기업지배구조 원칙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방향으로 개편해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주주의 권리행사가 보호·촉진되고, 모든 주주들이 합당한 대우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기업지배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이사회는 기업의 전략적 지침 설정,경영진에 대한 효과적인 감시 등을 수행하는 한편, 기업과 주주들에 대한 책임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서는 모든 주주가 기업성과를 골고루 향유할 수 있는 기업지배구조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이 절실하다"며 "이를 통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익이 균형 있게 보호된다는 믿음이 자리잡을 때 비로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해소될 것"이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