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안병구 시장이 대표로 사과문을 낭독하고 시 의회와 80여 시민단체가 동참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국민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하며 머리를 숙였다.
이날 안 시장이 공동 사과문을 발표하게 된 것은 최근에 온라인 공간에서 20년 전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돼 사적 제재 논란이 일어나고 피해자의 인권이 또다시 침해받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논란의 중심인 밀양시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이뤄졌다. 안 시장은 비록 오래전 일이지만 지역사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민 모두가 동참하기를 호소했다.
안 시장은 먼저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면서 "이 사건으로 이루 말하지 못할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상처 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올바르게 이끌어야 되는 어른들의 잘못도 크고, 그동안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를 하지 못한 지역사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밝혔다.
밀양시는 오랫동안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각종 정책을 펼쳐왔다. 관 내 초·중·고등학생과 일반 시민, 공무원, 보육 교직원을 대상으로 11개의 맞춤형 예방 교육을 실시해 성폭력에 적극 대응하고 건전한 가치관을 함양시키기 위해 애써왔다.
지역공동체와 함께 매년 5회 이상 성폭력 예방 합동 캠페인을 실시해 안전하고 평화로운 밀양 만들기에 힘써왔으며, 피해자 일시보호 지원시설 3곳을 운영해 폭력 피해가 우려되는 가출 청소년을 보호해 왔다.
실제 밀양시는 2022년 경찰청 통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성범죄 비율이 전국 85개 시 가운데 74번째로 최하위권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모두 70위권 바깥쪽에 머물러 성범죄가 가장 적은 도시에 속한다.
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 약자 존중·배려 및 생활 속 불안 요소 해소를 주된 시정 방향으로 삼아, 지역사회가 함께 반성하고 자정 노력을 기울여 외부에서도 느낄 만큼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방침이다.
한편, 밀양시 각 기관·단체, 종교계는 이 사건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자발적인 지원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지역 내 사찰, 교회, 천주교, 원불교 등 종교단체는 이번 사건을 시민 모두가 참회하고 반성하며, 피해자의 치유를 위한 합동 예불과 기도 회를 준비하고 있다.
향교, 성균관유도회 등 유림단체는 고유제 개최 및 학교 순회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윤리 의식을 고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밀양시 성폭력·가정 폭력 통합 상담소는 이달 말까지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성금을 모금해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피해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안병구 시장은“피해자와 가족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지역사회의 반성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시민과 국민 여러분께서도 피해자의 조속한 일상 회복과 밀양시의 자정 노력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