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운동에서 시작된 중고거래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자신만의 뚜렷한 색을 구축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아주경제는 당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들의 각기 다른 수익 구조가 어떤지, 앞으로의 생존 전략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당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국내 중고나라 플랫폼들의 수익 구조가 각양각색이다. 이들의 파이프라인(수익원)은 크게 광고 수익과 거래 수수료로 구성되는데 각 사의 지향점에 따라 각기 다른 수익 구조를 보인다. 업계에선 계속해서 몸집을 불려 가는 중고거래 플랫폼에 어떤 수익원이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근이 광고로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에는 '로컬(지역)'에 집중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당근은 서비스 초기 '당신 근처'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역 주민과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용자 위치를 기반으로 중고거래뿐 아니라 지역 상인들의 상품이나 점포 광고를 이끌어내겠다는 묘안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지난해 당근의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2.5배 이상 성장했다.
당근은 앞으로 플랫폼 사업의 기본인 이용자 수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중고거래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광고 상품 효율을 높이는 등 광고 고도화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원조격인 '중고나라'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광고와 거래 수수료를 모두 수익 기반으로 두고 있다. 다만 광고 의존도가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매출은 보통 네이버 카페 메인 화면이나 단독 게시판, 앱 광고를 통해 들어오는 수익이다. 거래 수수료는 거래 시 발생하는 안전결제 수수료를 비즈니스 모델로 한다. 다만 거래 수수료는 중고나라 앱이나 웹에서 거래할 경우에만 발생한다. 현재 거래 수수료는 거래 금액의 3.5% 내외다. 네이버 카페를 통해 이용자 간 직거래하는 경우에는 수수료가 없다.
중고나라는 비교적 소액인 거래 수수료로 매출 증대를 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앞으로 기업간거래(B2B)나 제휴 입점 업체를 늘리는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카페와 앱을 계속 운영하면서 B2B 등 신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는 안전결제 번개페이와 정품 검수 서비스 번개케어 등 유료 서비스 수익이 광고 매출보다 훨씬 크다. 수익 대부분을 광고 매출에 기대고 있는 '당근'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번개장터는 사기, 가품 위험 등 중고거래 본연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수익화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안전결제 '번개페이'와 정품 검수 서비스 '번개케어' 등 플랫폼 기반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또한 주로 명품이나 단가가 높은 상품이 거래되다 보니 거래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익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번개장터 이용자가 수수료를 내고 거래하는 유료 거래액(에스크로 기준)은 485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677억원) 대비 유료 거래액이 617% 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거래 건수도 20만건에서 287만건까지 대폭 확대됐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사기, 가품 위험 등 중고거래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 솔루션 매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