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가계대출] 주담대 금리 2%대 '뚝'…이달만 4.4조 뛰었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들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4조원 이상 불어났다. 은행권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하단은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대까지 내려앉았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6362억원으로 전월(703조2308억원) 대비 4조4054억원 늘었다. 4월 이후 3개월째 증가세일 뿐 아니라 이달 들어 20일 만에 이미 4월 전체 증가 폭(4조4346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은행권 대출금리가 크게 떨어진 영향이 크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 고정금리+변동금리)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2.940∼5.445%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일(연 3.480∼5.868%)과 비교해 상단이 0.423%포인트, 하단이 0.540%나 낮아졌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4.330∼6.330%에서 4.160∼6.160%로 상·하단이 각각 0.170포인트씩 떨어졌다. 

금융권은 약 3년 만에 주담대 최처 금리가 2%대로 떨어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신한은행 주담대 상품의 5년 고정금리 하단은 2.98%를 기록했고, 지난 20일에는 2.95%, 21일에는 2.94%까지 떨어졌다. KB국민은행도 이번 주 주담대 혼합형 금리와 주기형 고정금리 하단을 2.99%로 내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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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인하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작용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연쇄적으로 국내 은행채 금리까지 영향으로 주는데, 해당 기대감에 미국 국채 금리가 낮아지며 국내 은행채 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의 주요 자금 조달원 중 하나인 은행채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도 낮아진다. 실제 지난달 3일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895%에서 지난 21일 3.454%로 0.441%포인트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가계대출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대출 수요는 더 크게 증가할 수 있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부채 점검 회의 등에서 주요 은행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 가계대출 증가 관리'를 당부했는데, 지금까지 5대 은행의 증가율은 2.2% 수준이다. 상반기가 다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한국은행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인 2.5%에 거의 근접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은행권이 가산금리 인상이나 대출 한도 축소 등을 통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