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조원어치 넘게 주식을 팔고 중국 증시에 투자했던 외국인 투자자가 다시 '바이 코리아'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 급락으로 가격 매력이 높아졌고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나며 연 2회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ETF·ETN·ELW 제외)에서 3조943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330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외국인 순매수와 코스피 방향성 간 상관계수는 83%에 달한다. 지수 성과를 결정짓는 수급 주체라는 것이다. 6월에는 코스피가 연고점을 뚫고 상승한 배경에도 외국인 순매수가 있었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수급을 두고 중국 시장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 5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해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0일 장중 3174.27까지 오르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다시 중국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세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는 회복했지만 생산과 투자, 부동산 부진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보더라도 1~4월 중국 FDI는 전년 동기 대비 27.90% 급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중국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포트폴리오 투자 성격을 띤 외국인 자금 유입이 있을 수 있지만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이탈하는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 경기 분절화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는 업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유지되는 구간에서는 철저하게 미국 수출주로 대응해야 한다"며 "반도체, 자동차, IT하드웨어, 조선, 화장품을 중심에 두고 업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2조816억원, SK하이닉스 1조3695억원, 기아 3287억원, 현대차 2160억원, HD현대일렉트릭 1474억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