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 자체브랜드(PB) 제품 노출 방식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공정위가 조만간 내놓을 시정조치 내용에 따라 양측 대응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검색 순위 상위 노출과 리뷰 작성 주체 등을 놓고 맞서는 모습이다.
대형마트 ‘진열’은 쿠팡 ‘온라인 검색’과 다른가
16일 쿠팡과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쟁점 중 하나는 PB 상품 검색 순위 상위 고정 노출이다. 쿠팡은 공정위 측 ‘자사 우대’ 지적에 대해 모든 유통업체에서 이뤄지는 상품 진열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대형마트들이 매출 기여도가 높은 ‘골든존’ 매대에서 PB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쿠팡만 규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오프라인 진열은 눈에 잘 띄는 위치는 있으나 위치와 순위는 무관하지만 검색 순위는 판매량, 소비자 만족도 등 상품의 우수성을 순위로 나타내기 때문에 의미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향후 오프라인 매장에 상품 진열이 제한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 동원한 리뷰 작성, 검색 순위 상위 노출 조작인가
이번 사건에서 다른 쟁점은 ‘쿠팡 임직원 리뷰 작성’이다. 공정위는 2019년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임직원 2297명을 동원해 PB 상품에 긍정적 구매 후기를 달고 높은 별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PB 상품이 검색 순위 상위에 노출되기 유리하도록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소 PB 상품 7342개에 7만2614개 구매 후기를 작성하고 별점을 평균 4.8점 부여(임직원 바인)했다는 것이다.
당초 쿠팡이 2019년 1월 PB 상품에 대해 일반 소비자로 구성된 ‘쿠팡체험단’을 통해 구매 후기를 작성하려 했으나 쿠팡 PB 상품 인지도가 낮아 구매 후기 수집이 어려워진 상황 때문이라고 공정위는 파악하고 있다.
쿠팡은 공정위가 문제 삼은 기간에 직원 리뷰는 전체 PB 상품 리뷰 수 2500만개 중 고작 0.3%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당초 쿠팡이 2019년 1월 PB 상품에 대해 일반 소비자로 구성된 ‘쿠팡체험단’을 통해 구매 후기를 작성하려 했으나 쿠팡 PB 상품 인지도가 낮아 구매 후기 수집이 어려워진 상황 때문이라고 공정위는 파악하고 있다.
쿠팡은 공정위가 문제 삼은 기간에 직원 리뷰는 전체 PB 상품 리뷰 수 2500만개 중 고작 0.3%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PB 상품 규제로 소비자 비상?···중소기업까지 피해 입나
업계 일각에서는 쿠팡에 대한 이번 제재로 인해 소비자 선택권뿐만 아니라 PB 상품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물가로 저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유통사들이 가격이 저렴한 PB 상품을 전략적으로 판매해 왔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번 제재에 대해 저렴한 PB 상품으로 인플레이션 ‘방파제’ 역할을 해왔는데 공정위 제재가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부합하지 않는 ‘퇴행적 규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PB 상품에 대한 일반적인 규제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번 조치는 ‘검색 순위 알고리즘 조작’을 비롯해 ‘임직원을 이용한 후기 작성과 별점 부여’라는 불공정한 경쟁 수단을 활용한 부분에 대한 것으로 PB 상품 전반에 대한 규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국내외 주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중 쿠팡과 같이 임직원에게 자기 상품에만 구매 후기를 작성하도록 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