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비이자이익 경쟁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고위험상품 판매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지분투자나 알뜰폰 사업 진출 등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우리·NH농협·IBK기업 등 복수의 국내 주요 은행이 ‘제4 인뱅’ 설립을 위한 협력체 합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은행권 안팎에서는 주요 은행들이 제4 인뱅 지분투자를 통해 비이자이익 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우리은행의 수익 회수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 주가가 5000원 오를 때마다 우리은행이 2350억원 이상의 투자주식평가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알뜰폰 사업에서도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맞붙는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LG유플러스와 알뜰폰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면 지난해 알뜰폰 리브엠 정식 사업 승인을 받은 KB국민은행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은행권에서는 이와 같은 주요 은행들의 행보가 비이자수익 원천 다각화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 비이자이익 규모는 2022년 약 3조5000억원, 지난해 약 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은행권 이자이익이 55조9000억원(2022년), 59조2000억원(2023년) 규모였던 것을 고려하면 비이자이익 규모는 이자이익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의 비이자이익(1조7000억원)도 이자이익(14조9000억원)의 1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더욱이 올해는 은행들이 ELS 사태로 인해 고위험상품 판매에 부담을 느끼면서 관련 비이자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이자이익 관련 비판이 거세지면서 비이자이익과 관련한 은행들의 고민이 크다”며 “최근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시도가 비이자이익 강화, 더 나아가 사업다각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