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이네요. 이 조명, 온도, 습도···." 한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남긴 말이다. 장소, 날씨, 몸 상태 등 하나하나가 모여 '분위기'를 만든다는 의미다. 영화도 마찬가지. 그날의 기분, 나의 경험이 영화의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최씨네 리뷰'는 필자의 경험과 시각을 녹여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다. 조금 더 편안하고 일상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길에서 웃고 떠드는 아이들을 볼 때면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좋을 때구나' 싶다. 종종 친구들과 '나이 먹으니 웃을 일이 없다'고 자조적인 이야기를 나누는데 문득 떠올려보니 웃을 일만 없는 게 아니라 '감정'의 선명도 조차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일로 울고, 웃으며 급변하는 '감정의 파도'를 타던 때가 분명 내게도 있었을 텐데. 새삼스러울 지경이다.
이런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면 꼭 언급되는 작품이 바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다. 인간의 내면을 공간화하고 주요 감정인 '기쁨' '슬픔' '분노' '까칠' '소심'을 캐릭터화하여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해 낸 작품이다. 2015년 개봉해 월드와이드 수익 8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까지 거머쥐며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디즈니·픽사는 9년 만에 '인사이드 아웃'의 두 번째 이야기를 내놓았다. 13살이 된 사춘기 소녀 '라일리'를 주인공으로 혼란의 시기를 이야기한다. 앞서 언급한 '감정의 파도'를 디즈니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2편은 '라일리'를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스스로를 반추하게끔 만든다. '지금 내 감정 컨트롤의 키를 쥔 건 누굴까?' 극장을 나서면서 한 번쯤은 내면의 '감정'이 궁금해지도록 말이다.
가족, 친구, 그리고 하키를 사랑하는 소녀 '라일리'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들떠있다. '라일리'의 행복만을 위해 노력하며 평온한 일상을 누리던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은 갑작스레 '사춘기'를 맞게되고 큰 혼란을 겪는다. 감정들은 '라일리'를 컨트롤 할 수 없게 되고 이 사이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라는 새 감정이 등장한다. 새 감정들은 '사춘기'를 맞은 '라일리'에겐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기존 감정들을 몰아내고 컨트롤 본부를 차지한다. '불안'을 중심으로 '당황' '따분' '부럽'이 감정 컨트롤의 키를 쥐게 되자 '라일리'는 급변하기 시작한다.
1편이 주인공 '라일리'가 외부적인 변화를 겪고 감정의 혼란을 겪였다면 2편은 '라일리'의 내부에서 오는 변화와 혼란을 이야기한다. '기쁨'과 '슬픔'이 갈등하지만 결국 이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인과를 만든다는 1편의 메시지를 바탕으로 더 복잡하고 섬세해진 감정을 담으며 자아 형성과 성장을 조명한다.
'자아 형성'과 '성장'은 2편의 핵심 키워드다. 2편은 '라일리'의 변화를 공간과 새 감정을 통해 직관적으로 표현한다. 1편에서 구현했던 공간들을 비틀고 새 이야기로 만드는 과정이 경이롭다. '라일리'의 성장에 따라 기존 공간들은 변화하고 새로운 공간이 등장했다는 걸 보여주면서 사춘기 소녀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1편보다 거대해진 '우정섬', 입 밖으로 꺼내면 안 되는 비밀을 가두는 '금고' 등 사춘기 소녀 '라일리'를 묘사하는 공간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다.
'라일리'의 변화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주는 건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라는 새로운 감정들이다. 새롭게 등장한 감정 캐릭터를 통해 더욱 풍성하고 섬세해진 '라일리'의 내면을 설명하고 내부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갈등을 서사로 풀어가며 관객들을 몰입하게끔 만든다.
제작진은 사춘기 소녀 '라일리'의 내면 변화를 보다 사실적으로 담아내기 위해서 여러 단체와 스튜디오 팀원들의 추천으로 9명의 10대 소녀로 이뤄진 '라일리 크루'를 꾸렸다고. 2021년 13~16세였던 소녀들과 함께 영화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3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덕분에 사실적인 표현과 많은 이의 공감을 얻는 요소로 채워질 수 있었다.
캐릭터 디자인과 질감 표현도 인상 깊다. 디즈니의 기술력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도전과 시도를 통해 새로운 표현 방식들을 찾아내고 있다. '감정'을 의인화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은 물론 2D와 3D를 오가며 단조롭지 않게 구성한 디자인들도 인상 깊다. 캐릭터의 해상도 차이에서 오는 질감 표현도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느껴진다.
2편은 사춘기를 겪거나 지나온 이들에게 더욱 깊은 영감을 주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감정과 새로운 감정의 충돌에서 '기쁨'이 줄고 '불안'이 커졌다는 점이나 이 감정들이 종국에는 조화롭게 지내는 방법을 익히고 급변하는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는 점이 '라일리'의 성장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고 생각된다. 기존 감정들과 새로운 감정들이 결국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화합하고 '라일리'가 가장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모습은 극장을 나선 뒤에도 오래도록 잔상이 남는다.
"있는 그대로의 라일리를 응원해." 감정들이 '라일리'를 향해 건네는 말들이 스크린 너머의 관객에게까지 전해질 때 '라일리'와 함께 성장하고 치유하는 느낌마저 든다. 숱한 사건과 추억 그리고 감정들이 지금의 '나'를 완성했음을. '라일리'가 그러했듯 극장 밖을 나서는 관객들 역시 스스로를 아끼고 보듬어줄 수 있기를. '인사이드 아웃2'이 관객에게 전하는 응원이 따스하다.
한편 켈시 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인사이드아웃2'는 12일 극장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96분이고 쿠키영상이 포함되어 있다.
길에서 웃고 떠드는 아이들을 볼 때면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좋을 때구나' 싶다. 종종 친구들과 '나이 먹으니 웃을 일이 없다'고 자조적인 이야기를 나누는데 문득 떠올려보니 웃을 일만 없는 게 아니라 '감정'의 선명도 조차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일로 울고, 웃으며 급변하는 '감정의 파도'를 타던 때가 분명 내게도 있었을 텐데. 새삼스러울 지경이다.
이런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면 꼭 언급되는 작품이 바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다. 인간의 내면을 공간화하고 주요 감정인 '기쁨' '슬픔' '분노' '까칠' '소심'을 캐릭터화하여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해 낸 작품이다. 2015년 개봉해 월드와이드 수익 8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까지 거머쥐며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가족, 친구, 그리고 하키를 사랑하는 소녀 '라일리'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들떠있다. '라일리'의 행복만을 위해 노력하며 평온한 일상을 누리던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은 갑작스레 '사춘기'를 맞게되고 큰 혼란을 겪는다. 감정들은 '라일리'를 컨트롤 할 수 없게 되고 이 사이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라는 새 감정이 등장한다. 새 감정들은 '사춘기'를 맞은 '라일리'에겐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기존 감정들을 몰아내고 컨트롤 본부를 차지한다. '불안'을 중심으로 '당황' '따분' '부럽'이 감정 컨트롤의 키를 쥐게 되자 '라일리'는 급변하기 시작한다.
'자아 형성'과 '성장'은 2편의 핵심 키워드다. 2편은 '라일리'의 변화를 공간과 새 감정을 통해 직관적으로 표현한다. 1편에서 구현했던 공간들을 비틀고 새 이야기로 만드는 과정이 경이롭다. '라일리'의 성장에 따라 기존 공간들은 변화하고 새로운 공간이 등장했다는 걸 보여주면서 사춘기 소녀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1편보다 거대해진 '우정섬', 입 밖으로 꺼내면 안 되는 비밀을 가두는 '금고' 등 사춘기 소녀 '라일리'를 묘사하는 공간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다.
'라일리'의 변화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주는 건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라는 새로운 감정들이다. 새롭게 등장한 감정 캐릭터를 통해 더욱 풍성하고 섬세해진 '라일리'의 내면을 설명하고 내부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갈등을 서사로 풀어가며 관객들을 몰입하게끔 만든다.
제작진은 사춘기 소녀 '라일리'의 내면 변화를 보다 사실적으로 담아내기 위해서 여러 단체와 스튜디오 팀원들의 추천으로 9명의 10대 소녀로 이뤄진 '라일리 크루'를 꾸렸다고. 2021년 13~16세였던 소녀들과 함께 영화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3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덕분에 사실적인 표현과 많은 이의 공감을 얻는 요소로 채워질 수 있었다.
캐릭터 디자인과 질감 표현도 인상 깊다. 디즈니의 기술력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도전과 시도를 통해 새로운 표현 방식들을 찾아내고 있다. '감정'을 의인화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은 물론 2D와 3D를 오가며 단조롭지 않게 구성한 디자인들도 인상 깊다. 캐릭터의 해상도 차이에서 오는 질감 표현도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느껴진다.
2편은 사춘기를 겪거나 지나온 이들에게 더욱 깊은 영감을 주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감정과 새로운 감정의 충돌에서 '기쁨'이 줄고 '불안'이 커졌다는 점이나 이 감정들이 종국에는 조화롭게 지내는 방법을 익히고 급변하는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는 점이 '라일리'의 성장과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고 생각된다. 기존 감정들과 새로운 감정들이 결국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화합하고 '라일리'가 가장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모습은 극장을 나선 뒤에도 오래도록 잔상이 남는다.
"있는 그대로의 라일리를 응원해." 감정들이 '라일리'를 향해 건네는 말들이 스크린 너머의 관객에게까지 전해질 때 '라일리'와 함께 성장하고 치유하는 느낌마저 든다. 숱한 사건과 추억 그리고 감정들이 지금의 '나'를 완성했음을. '라일리'가 그러했듯 극장 밖을 나서는 관객들 역시 스스로를 아끼고 보듬어줄 수 있기를. '인사이드 아웃2'이 관객에게 전하는 응원이 따스하다.
한편 켈시 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인사이드아웃2'는 12일 극장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96분이고 쿠키영상이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