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자치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행정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버려지는 자원이 재활용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건 기본이다. ESG 창업가들을 지원하고 어린이집에서 ESG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ESG는 기업이 비시장 영역에서 사회적 책임을 지고 비재무적인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사용됐다. 최근 지자체와 공공기관으로도 개념이 확대하고 있다. 이에 자치구도 관련 조례를 정립해 환경·사회·투명경영 등 정책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관련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일회용품 '줄이기'에서 '없애기'...쓰레기 버리는 방법 교육
우선 자치구들은 각종 행사를 통해 구민들의 환경 보호 의식을 높이고 실천 문화를 확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회용품 줄이기 및 올바른 분리 배출 등 대부분의 ESG 정책은 구민들의 참여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 참여형 친환경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환경 습관을 가질 수 있다는 취지다. 영등포구는 지난 5일 제29회 환경의 날을 맞아 구민들에게 다양한 친환경 활동과 사업을 소개했다. 구는 투명 페트병 무인 회수기와 에어컨 실외기 차양막 설치, 쓰다점빵(쓰레기 다이어트 점빵) 등을 홍보했다. 쓰다점빵은 투명 페트병 50개, 종이팩 50개, 폐건전지 10개를 종량제 봉투 1장(10L)과 교환할 수 있는 주민 주도형 재활용 사업이다.
동대문구는 같은 날 청량리종합시장 내에서 사용하는 비닐 봉투 줄이기 환경 캠페인을 열었다. 구민들은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장바구니 1000개를 배부 받았다. 장바구니는 동대문구와 인근 지역에서 수거한 현수막으로 재단, 세탁, 다림질 등을 거쳐 재탄생했다.
관악구는 지난해 9월부터 구에서 추진하는 모든 축제와 행사, 회의에서 1회용품 사용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또 ‘종이 없는 사무실’을 목표로 내년 1월까지 전 부서와 동주민센터 등에 종이인쇄 대신 전자문서 활용 문화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동작구에는 2022년부터 플라스틱 병뚜껑 수거함이 각 지역 체육시설에 설치됐다. 구민은 병뚜껑을 버리고 스탬프카드와 리워드를 받는다. 버려진 폐플라스틱은 친환경 전문업체로 넘겨져 업사이클링된다. 2023년에는 어린이집 3곳에도 설치됐다.
ESG 아이디어 위해 스타트업 지원·공모전 사업 활발
ESG 행정은 쓰레기 문제뿐만 아니라 복지 사각지대 최소화, 시민 편의·환경 수준 제고 등도 포괄한다. 이에 각 구는 ESG 관련 지역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창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동대문구ESG경제지원센터는 '2024년 ESG 아이디어톤'을 개최해 기후위기 대응, 주거복지, 도시재생, 안전, 청년, 여성 등을 주제로 아이디어를 모았다. 장애인들이 비대면 의복 수선 중개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편하게 옷을 수선하고, 향후에는 장애인 신체 데이터를 축적해 다수의 장애인이 평균적으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의류를 판매하는 ‘장애인 의복 종합 플랫폼’이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센터는 아이디어가 실현되도록 지원을 이어간다.
성동구도 생활 속 ESG 실천 공모사업을 매년 추진하고 있다. 사업별로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난해 공모사업에는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 운영, 커피박 재활용 지원, 취약계층 방문 채소재배 교육, 폐가를 활용한 안전 콘텐츠 전시, 소외된 예술인을 위한 전시 공간 등을 제공했다.
강남구는 어린이집의 표준보육과정에 '강남형 ESG 비전'을 도입해 미래세대가 자연스럽게 지속가능 발전을 배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SG 정책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지표를 개발한 구도 있다. 은평구는 올해 마련한 ‘은평형 ESG 지표’를 기준으로 구내 ESG 현주소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대응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