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벨리온과 사피온의 1대주주인 SK텔레콤(SKT)이 힘을 합쳐 한국을 대표하는 AI칩 기업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를 위해 양사는 리벨리온과 사피온의 합병을 추진한다.
양사 고위 관계자는 "엔비디아를 필두로 AMD·인텔 등 대형 팹리스와 빅테크가 AI칩 개발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을 넘어 전 세계에서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AI칩 기업이 되고자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은 챗GPT 등 생성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데이터센터용 AI칩을 만드는 팹리스다. 학습·추론(실행)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엔비디아 AI칩과 달리 추론에 특화한 AI칩을 만들고 있다. 추론용 AI칩은 전력 소모가 적어 나날이 비싸지는 AI 서비스 운영 비용으로 고심하는 기업들에 엔비디아 AI칩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합병법인 기업가치는 약 1조5000억원으로, 명백히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될 전망이다. 리벨리온은 지난 1월 시리즈B 투자를 마무리하며 약 8800억원에 이르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사피온도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약 5000억원 규모로 가치평가를 받았다.
합병법인 경영은 기존 리벨리온 경영진이 맡는다. 빠르게 변하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 특성상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이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의된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