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오는 7월 정식 개소를 앞둔 안산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면서 매 순간 되새긴 각오다. 카카오의 서비스들이 전 국민 일상을 연결하는 주요 매개체로 자리잡은 만큼, 안전성과 관련해 단 한 치의 오류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포부다.
지난 11일 방문한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내 위치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서는 이를 위한 노력의 흔적들을 손쉽게 엿볼 수 있었다. 이는 카카오의 첫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로, 지난 2021년 착공해 올해 1분기 가동을 시작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데이터 안전성을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사명을 기반으로 모든 것을 원점부터 재검토했다"며 "0.01초란 찰나의 시간적 오류도 허락되지 않을 만큼, 완벽한 환경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스템 이중화로 '24시간 무중단' 운영 실현
데이터센터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구현 가능한 모든 것들을 이중화한 게 눈에 들어왔다. '24시간 무중단 운영'이란 핵심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다. 전력 공급에 필요한 전 과정은 물론 통신 제공, 운영설비 등을 일제히 둘로 나눴다. 데이터와 운영 도구는 다중화했다. 고우찬 카카오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이러한 환경에선)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도, 복구 시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혹시 모를 전력 공급 중단에 대비한 만반의 대책도 갖춰져 있었다. 데이터센터 내 주전력의 100% 용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즉시 공급할 수 있는 예비 전력망을 마련했다. 두 곳의 변전소 모두 문제가 발생하면 비상 발전기를 통해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센터에는 총 12대의 비상 발전기가 설치돼있다. 1대당 3000키로와트(k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이는 약 7300가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주유 없이 12시간 운행이 가능하다.
강력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한 부분도 돋보였다. 지진 대응을 위해 특등급 내진 설계를 적용했고, 홍수 피해를 고려해 지상1층 바닥을 주변 지표면보다 약 1.8미터 가량 높이 설계했다.
특히 화재 발생 시 조기 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공들인 부분이 확연히 드러났다. 화재 진압이 매우 어려운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에 대비한 4단계 대응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현재 해당 시스템은 특허 출원한 상태다.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내부 시스템이 이를 자동 감지해 전원을 차단한다. 이어 방염천 등으로 화재 전이를 막는다. 이후에는 소화 약제를 분사해 초기 진화를 시도하고, 냉각수를 지속 분사해 발화 원천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서도 불이 꺼지지 않으면 소방서와 연계해 데이터센터 맞춤형 화재 진압을 하게 된다.
데이터센터 한켠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선 10~15명의 인원이 24시간 상주하며 모든 위험 요인을 분석하고 있었다.
친환경 설계로 물 98%, 에너지 30% 사용량 절감
고효율장비, 발광다이오드(LED)도 비중 있게 사용되고 있었다. 옥상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전력 효율성 개선에 도움을 줬다. 고 리더는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총 에너지 사용량 중 30% 감소시키고, 연간 에너지 비용을 약 31억 원까지 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탄소 배출량 역시 15%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에너지 효율화 기술 활용과 에너지 절감형 건축 적용을 인정받아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서 1등급, 녹색건축 인증 최우수 등급 인증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