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전쟁 속 중국이 레거시(범용) 위주로 시장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면서, 올해 중국의 반도체 수출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견제의 효과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중신궈지(SMIC)는 1분기에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와 대만 UMC를 제치고 세계 3위 파운드리로 올라섰다.
중국 증권사 화진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정책이 중국 업계 수출에 미치는 효과는 이미 5월에 바닥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속 중국 반도체 수출이 17.2% 감소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반도체 업황이 기지개를 켜면서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크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 4월 세계 반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지난 4월까지 세계 반도체 판매량은 매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4월에는 처음으로 전월 대비로도 1% 이상 늘었다.
시장 회복세는 중국 수입 지표에도 반영됐다. 1~5월 중국 반도체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궈롄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반도체 판매량이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면서 “국내(중국) 반도체 산업의 다운스트림 범위가 풍부해짐에 따라 반도체 수출·수입 비중은 계속 상승할 것이고, 이는 국내 파운드리 업체 매출액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중 반도체 전쟁 중심에 있는 화웨이가 중국이 3㎚(1㎚=10억분의 1m)나 5㎚ 같은 초미세 공정 대신 우선 7nm 공정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뒤늦게 전해졌다.
장핑안 화웨이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중국 동부 쑤저우에서 열린 '중국 모바일 컴퓨팅 네트워크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제재로 고성능 노광장비의 수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고성능 칩을 만들려면 현재의 경로로는 안 된다. 우리는 분명 3nm를 얻을 수 없고 5nm도 마찬가지다. 7㎚를 해결할 수 있다면 매우 매우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