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핵무기 비축량 확대와 관련해 미국의 안보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이 북·중·러의 핵 전력 증강을 문제삼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오히려 핵무기 비축량을 늘리고 있는 미국이라고 맞받아친 것이다.
9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을 통해 “미국은 (핵 문제와 관련)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옳은 정책을 펼치겠다는 다짐을 해야 한다”면서 “국가 및 집단 안보정책에서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고, 세계 평화를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발전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지상과 공중, 해상 미사일 업그레이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디 보좌관은 이어 “그날이 온다면 우리는 적들을 억제하고 미국 국민과 동맹·파트너국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중·러의 핵 전력 증강에 대응해 미국도 핵무기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공개된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핵증강을) 적어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으라는 요구를 경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몇 달 또는 몇 년 안에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중·러와 이란 간 핵기술 공유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이들 국가 간 (핵무기 증가 목적) 협력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이 핵 개발에 있어 진전을 이루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핵 억제력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과 관련해 동맹·파트너 국가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핵탄두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는 러시아로 4489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은 3708개를 보유 중이다. 중국은 핵무기 규모를 공시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은 핵탄두 약 500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50여개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