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회장은 10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12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해 "세계 노동시장이 대전환의 분기점을 맞았다"면서 "노동시장 유연화와 노사관계 개선을 위해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경식 회장은 한국 경영계 대표로 선 연설 자리에서 "전 세계 경제와 노동시장이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갈등, 기후변화, 물가상승 등 경제성장을 위협하는 위험요인들은 여전하다"며 "급속한 디지털 전환과 산업구조 재편으로 전 세계 노동시장이 분기점에 와있는 이 때 과거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낡은 제도와 규제는 미래세대를 위한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구조 변화에 맞게 노사가 근로시간을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성과를 반영한 임금체계를 구축하는 제도개선은 꼭 필요하다"며 "사업장 점거 금지와 대체근로 허용과 같이 노사관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노동개혁과 관련해서 손 회장은 "경총은 사회적 파트너로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노동개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하루빨리 낡고 경직된 고용노동 법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사회적 파트너들이 뜻을 모아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손 회장은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과 만나 한국 노동시장 이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ILO가 한국의 상황과 노사정의 다양한 입장을 균형있게 고려해주길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이 외에도 로베르토 수아레즈 산토스 국제사용자기구(IOE) 사무총장과 만나 글로벌 고용·노동이슈 논의에 있어서 국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제112차 ILO 총회는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이 자리는 187개국 회원국 노사정 대표가 모여 회원국의 협약 및 권고 이행현황, 생물학적 위험 관련 국제노동기준 마련, 돌봄경제에 대한 일반토의 등을 논의한다. 한국에서는 손 회장을 비롯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노사정 대표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