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시장에서 그간 외면받던 수도권 주거용 오피스텔의 낙찰률이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형 매물이 경매 시장에서 꾸준히 소진된 데다, 일부 전세사기 주택에 대해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경매 신청 시 해당 물건에 대한 대항력을 포기하면서, 낙찰 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거용 오피스텔 경매 진행 건수는 총 226건으로, 이 중 58건이 실제 매각돼 25.6%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8월 서울 주거용 오피스텔의 낙찰률이 30.7%를 기록한 이후 약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 1월~ 4월 서울 주거용 오피스텔 낙찰률은 13% 안팎임을 감안하면 10%포인트(p) 이상 올랐다.
서울 외 인천과 경기의 낙찰률도 지난달 모두 일제히 상승폭을 확대했다. 인천의 경우 지난달 전체 주거용 오피스텔 매물 중 35%가 매각되며 전월(8.6%) 대비 낙찰률이 26%포인트(p) 이상 급등했다. 지난 2022년 4월 주거용 오피스텔 낙찰률이 50%를 넘긴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인천의 주거용 오피스텔 낙찰률이 30%를 넘긴 것은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인천의 경우 일반 오피스텔 낙찰률도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33%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7%p 가까이 낙찰률을 높였다. 경기 주거용 오피스텔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28.7%의 낙찰률을 기록하며 전월(14.4%) 대비 2배 가까이 매각 비중이 확대됐다.
수도권 오피스텔 공급 자체가 감소한 상황에서, 대출 부담에서 비교적 제한이 적은 소형 매물 위주로 경매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청약이 이뤄진 오피스텔은 16개 단지에 그친다.
여기에 최근 HUG가 전세사기 주택 임차인에 전세 보증금을 우선 지급하고, 강제경매를 신청하면서 인수조건변경부(대항력 포기) 확약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들 주택에 대한 매입 수요가 늘어난 점도 낙찰률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HUG가 낙찰자 보증금 인수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낙찰 수요 유인을 통해 채권 일부의 빠른 회수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HUG에서 강제경매 시 빌라나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대항력을 포기하면서, 관련 오피스텔이 소진되며 낙찰률이 최근 상승했다”며 “다만 HUG가 인위적으로 대항력 등을 포기하면서 낙찰률이 상승한 영향도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오피스텔 경매 시장이 살아났다고 보기는 조금 어려운 면이 있어 투자나 낙찰 시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