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열린 2차 회의 후 브리핑에서 "당원투표 100%가 잘못됐다는 것에는 의견 일치가 됐다"면서도 "비율에 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민심 반영 비율을 놓고 위원들 간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심 반영 비율을 20∼30% 또는 50%로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한다.
여 위원장은 "(총선 참패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민심 반영 비율을 높이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그 다음에 당심 100%로만 결정하던 것을 갑자기 확 변경하는 것은 보수정당 정체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 위원장은 "현역 의원들은 (민심 비율) 30%가 '좀 과하지 않나'라는 의견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며 "다음 회의 때는 (온라인 설문의) 내용이 파악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행 '당심 100%'는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가 주축이 돼 밀어붙인 경선 룰이다. 이 규정에 따라 김기현 의원이 당시 대표로 선출됐다.
전당대회 룰에 민심이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은 4·10 총선 참패 이후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로 수도권 의원과 낙선자들이 중심이 됐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은 민심 반영에 긍정적이다. 반면, 당내 주류인 영남권 의원과 친윤계에선 룰 개정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특위는 아울러 이날 지도체제 변경에 대해서도 논의했지만 마찬가지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단을 분리 선출하는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하는 내용까지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우려가 많았다는 것이다.
한편 특위가 마련할 개정안은 오는 13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확정된 개정안은 다음 달 23~25일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부터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