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주가가 연일 급락하며 시가총액 10위권에서 탈락했다. 한국 증시가 '밸류업' 동력을 얻어야 할 시점에 대표 성장주 역시 힘을 잃어 시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 종가 기준 22만7500원에서 5월 말 17만200원으로 25% 이상 떨어졌다. 시총 규모는 올해 1월 2일 36조9480억원에서 9조원 넘게 쪼그라든 27조641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시총 서열 9위에서 11위로 내려앉았다. 작년 8월 10위권 밖에서 재진입한 지 1년도 채 안 돼 또 밀려났다.
하락세는 5월 중 두드러졌다. 기관과 외국인이 네이버 주식을 총 112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주가는 이 기간 코스피 전체 손실률(-1.76%)보다 훨씬 큰 손실로 증시 밸류업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네이버는 대표 성장주로서 플랫폼 시장 점유율 확대와 혁신 기술 투자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왔지만 주주환원에는 취약했다.
네이버는 내수 시장 점유율 확대와 기술 혁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왔다. 주주환원, 밸류업 프로그램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최근 글로벌 웹툰 사업을 위해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미국 상장 시도가 오히려 네이버 주가와 기업가치를 시험대에 세웠다. 밸류업 관점에서 '나쁜 관행'으로 취급되는 '자회사 중복 상장' 사례로 여겨진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상장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필요한 자금 확보와 글로벌 인지도 제고 효과를 기대하지만 네이버로서는 자회사 중복 상장에 대한 부담이 존재해 공모 흥행으로 이를 상쇄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로나 기저효과에다 쇼트폼과 경쟁, 마케팅 축소로 시장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만큼 IPO 흥행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네이버가 입지를 회복하려면 성장주답게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과 전후방 산업 생태계를 창출하고 고성장 사이클을 지속하는 방향을 이어가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선도 시장 미국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 기업 엔비디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웹툰엔터) 상장만으로 네이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C(중국)커머스에 대한 우려 해소, AI 경쟁력 증명, 라인야후 행정지도가 촉발한 중장기 사업 전략 검토가 가시화해야 본격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