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맨' 임정배 대표가 베트남을 발판 삼아 글로벌 종합식품기업 도약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상이 동남아 사업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베트남에 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능력을 대폭 높였기 때문이다. 신규 공장에는 상온 간편식·김치 생산라인을 새롭게 구축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상 자회사 대상베트남과 대상득비엣은 각각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성과 흥옌성에 제2공장을 완공했다. 대상이 하이즈엉성·흥옌성 제2공장 증설에 투자한 금액은 총 300억원 수준이다. 대상은 각각 신규 공장동 1개씩을 늘려 연간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먼저 대상의 글로벌 식품 브랜드 오푸드(O’food)의 김 라인을 확장했다. 현재 오푸드 김은 현지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를 차지한다. 성장 잠재력이 큰 상온 간편식 제조 라인도 새롭게 구축했다.
대상득비엣의 흥옌 공장도 이번 증설로 연간 생산능력이 기존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신규 공장에서는 기존 공장에서 생산하던 상온 소시지, 프로즌볼 등 육가공 제품을 비롯해 현지인이 즐겨 먹는 간식 스프링롤과 베트남식 호빵 바인바오 같은 제품도 생산한다. 또한 김치 생산라인도 새롭게 갖췄다.
대상이 베트남에 진출한 지는 30년가량 됐다. 앞서 대상은 1994년 베트남 정부의 투자 허가를 받고 미원베트남(현 대상베트남)을 최초 설립했다. 이어 1995년 하노이시 인근 벳찌에 공장을 세워 MSG 생산·판매를 시작했다. 2002년 이후에는 국물용 복합조미료·튀김가루·칠리소스·간장 등도 출시했다.
2016년에는 베트남 현지 육가공업체 득비엣푸드(현 대상득비엣)를 인수해 육가공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대상은 베트남에 하이즈엉(상온 식품), 흥옌(신선·육가공), 벳찌(발효조미료 미원), 떠이닝(물엿·타피오카 전분) 등 총 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은 임 대표가 강조해 온 대상 성장 전략 중 하나다. 임 대표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속해서 해외 현지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하고 있다"며 "글로벌 식품사업은 로컬 리더십을 강화해 현지 핵심사업에 집중 및 강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대상은 베트남에서 지난해에만 식품·소재 사업을 합쳐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6년 전인 2017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대상은 올해 베트남 매출이 25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경애 대상 식품 글로벌BU장은 "글로벌 식품 사업 핵심인 하이즈엉 공장과 흥옌 공장 증설로 생산 역량을 한층 강화한 만큼 베트남 시장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상 식품 제조 노하우와 현대적 생산 설비를 토대로 위생과 소비자 안전까지 신경 쓴 고품질 제품을 앞세워 향후 베트남을 대표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