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탈(脫)중국'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갈등 등 지정학적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아프리카가 '자원 외교'를 위한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3일 세계은행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명목국내총생산(GDP)은 2000년 735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이후 연평균 6.4% 성장해 2022년 2조9043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 대륙의 1인당 GDP도 912달러에서 2258달러로 확대됐다.
아프리카 경제는 2000년 이후 세계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률을 기록해 왔으며 지난해 이후 성장세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는 유일하게 생산가능인구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아프리카 총인구는 14억명으로 추산되며 2050년에는 25억명에 달할 전망이다.
아프리카는 광물, 화석연료, 재배작물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경제를 형성하며 중국, 인도, 미국, 프랑스 등과 활발히 교역하고 있다. 주로 천연자원을 수출하고 석유제품, 곡류, 수송기기 등을 수입한다.
우리나라의 대(對)아프리카 주요 수출품도 선박해양구조물과 부품, 석유제품 등이다. 수입품은 화석연료와 기호식품이 주를 이룬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아프리카 수출 중 선박해양구조물과 부품 품목 수출액이 40억2500만 달러로 44.2% 비중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석유(16억4200만 달러), 합성수지(5억 달러), 자동차(4억61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정유업계도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비산유국으로서 한계를 넘어서 '탈중국'을 위해 수출 영토 확장에 나선 추세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는 세계 70개국에 석유제품 총 4억6672만배럴을 수출했다. 수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수출국 수는 2021년 58개국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이 중에는 앙골라, 케냐 등 아프리카도 포함돼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인 이차전지도 아프리카에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아프리카는 이차전지에 활용되는 광물 생산 비중이 20~60%에 달하는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 풍부하다. 우리 기업은 독자적 기술을 개발하고 해외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한국·아프리카 양측 모두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이차전지 제조 등 전방산업 공급처 안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프리카가 세계 경제의 '마지막 엔진'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4~5일 사상 첫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협력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아프리카 54개국(유엔 가입 기준) 중 30개국 이상 정상이나 정상급 인사가 이번 회의 참석에 관심을 표명했을 만큼 아프리카도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