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해 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에게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30일 헌재는 재판관 5(기각)대 4(인용) 의견으로 안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검사 탄핵 사건에 헌재가 판단을 내린 것은 이번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날 탄핵 소추 기각으로 안 검사는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이날 재판관 5인은 탄핵심판청구를 기각하는 데 의견이 일치했으나 이유는 두 가지로 나뉘었다. 재판관 3인은 공소 제기가 어떠한 법률도 위반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재판관 2인은 공소 제기가 구 검찰청법 제4조 제2항과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형법 제123조 위반을 인정하지 않고 피청구인에 대한 파면 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기각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재판관 4인은 공소 제기가 형법 제123조, 구 검찰청법 제4조 제2항,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모두 위반했으며 이는 피청구인에 대한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법률 위반이므로 피청구인을 그 직에서 파면하여야 한다고 봤다.
판결 직후 헌재는 "각 의견은 공소 제기와 관련해 의견을 달리했으나 이 사건 상고와 관련해 피청구인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했다"며 "재판관 4인은 탄핵소추시효 또는 탄핵심판 청구기간에 관한 규정을 입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기각 의견에 대한 보충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안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9월 2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민주당은 안 검사가 유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이유로 탄핵안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특히 민주당은 안 검사가 유씨의 간첩 혐의 사건에서 증거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검찰이 이미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별도의 대북 송금(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을 가져와 기소했다며 안 검사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추진했다.
앞서 유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으나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2심과 대법원에서 공소가 기각됐다. 이는 대법원이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첫 사례였다. 다만 유씨가 취업 서류를 허위로 기재했다는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유죄로 인정돼 벌금 700만원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