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지하철 초고속 무료 와이파이 사업에 후발 주자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었다. 5세대 이동통신(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를 배정받으며 제4이통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지하철 와이파이를 주요 사업으로 점찍은 데 이어, 지난해 기간통신사업자로 선정된 케이온네트워크도 진출을 선언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온네트워크는 오는 6월 대구 도시철도 1호선에 자사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설치를 개시한다. 이후 인천·서울 등을 비롯해 6대 광역시 지하철과 도시철도에도 순차적으로 구축한다.
회사 측은 현재 서비스 중인 4세대 이동통신(LTE) 와이파이보다 20배 빠른 2.4Gbps(1초당 전송되는 기가비트 데이터)급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상용화한 모바일핫스팟네트워크(MHN) 기술을 고도화해 속도를 높였다.
사업을 위한 주파수로는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용도자유대역 주파수로 고시한 22~23.6㎓ 대역을 활용한다. 과기정통부가 해당 주파수를 무상으로 공급, 회사 측은 별도로 주파수 할당대가를 납부하지 않았다. 2023년 7월엔 기간통신사업자 면허 취득에 성공하며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케이온 서비스는 가입 통신사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가입자 인증 없이도 최대 30기가바이트(GB)를 무료로 제공하고, 인증을 하면 50~100GB까지 늘어난다. 지하철 이용자뿐 아니라 지하철 인근 상권 이용객과 상인을 위한 통신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위치 기반 타깃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지하철 역세권 자가망을 활용한 주요 플랫폼 기업 대상 트래픽 사용료, 지하철 주변 상권 대상 소상공인 임대사업 등을 비즈니스 모델로 꼽았다.
앞서 스테이지엑스도 28㎓ 주파수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중 가입자 대상 지하철 핫스팟 서비스 개시를 선언했다. 지난 1월 28㎓ 주파수를 할당받은 스테이지엑스는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5G 28㎓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지하철 핫스팟 서비스를 상용화의 첫 시작으로 삼았다.
당시 회사 측은 "지하철 내 28㎓ 백홀 와이파이를 구축하고, 28㎓ 가능 단말기 도입 확대를 위해 정부·주요 단말 제조사와 긴밀하게 공조해 커버리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현재 기간통신사업자 등록과 관련해 과기정통부 심사를 받는 중이다.
이에 따라 향후 사업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케이온 측은 약 4300억원의 주파수 할당대가를 부담해야 하는 스테이지엑스와 달리 주파수를 무상으로 받았기 때문에 비용 측면 등에서 경쟁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지하철 초고속 무료 와이파이는 본래 이통 3사가 가계통신비 절감 차원에서 정부와 함께 추진한 사업이었다. 2021년 11월 서울 지하철 2호선과 5~8호선에 구축한 뒤 서비스를 개시했다. 하지만 이통 3사가 정부의 5G망 의무구축 개수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2022~2023년 28㎓ 대역 주파수 할당이 취소됐다. 결국 주파수 할당 기간이 끝난 지난해 12월 이후부터 관련 서비스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