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 기준 상위 30대 그룹 가운데 1분기 보고서를 낸 295개 기업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AI 전문 국내 임원 수는 총 1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89명 대비 98명(110.11%) 증가한 수치다. 챗GPT 등장 이후 기업 서비스와 업무에 생성 AI 도입이 증가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이를 진두지휘할 인재가 필요해짐에 따라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AI 전문 임원이 1명 이상 있는 그룹은 지난해 1분기 15개에서 올 1분기 17개로 늘었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지시로 LG AI연구원을 만들고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AI 경쟁력 확보에 전사 역량을 총결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엑사원'을 만들며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AI로 고객에게 더 편리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감지능'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체 온디바이스 AI칩인 'DQ-C'를 만들어 주요 제품에 적용하는 등 가전과 AI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1월 CES 2024 현장에서 "AI가 이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인공지능을 공감지능으로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LG CNS도 'DAP GenAI 플랫폼' 등 기업 업무에 생성 AI를 결합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의 생성 AI 연구는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 두 축으로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부서를 신설하면서 김주선 AI 인프라 사장 휘하에 AI 전문 임원 24명을 배치했다. AI 메모리 관련 연구를 하는 인력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텔코LLM(이동통신용 초거대언어모델)' 전략을 수립하고 글로벌 주요 이동통신사와 함께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하는 등 통신과 생성 AI를 결합한 혁신 서비스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이 밖에 KT그룹 28명, 삼성그룹 19명, 현대차그룹 6명, 네이버 4명, 미래에셋·포스코·롯데·CJ 각 3명, HD현대·카카오 각 2명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AI 업계에선 이번 조사에 대한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AI 연구개발은 국내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와 'AGI 컴퓨팅랩'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만큼 국내 기업보고서로는 해외 임원을 포함한 실제 AI 전문 임원 수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리더스인덱스는 "임원 담당 업무와 이력을 토대로 AI 관련 업무를 현재 진행 중인 임원을 AI 전문 임원으로 분류했다"며 "사외이사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한 AI 전문가는 "기업의 AI 경쟁력은 집계 근거가 부족한 AI 전문 국내 임원 수보다 미국 빅테크처럼 AI 연구개발에 컴퓨팅 자원(슈퍼컴퓨터·클라우드 포함)을 얼마나 투입하고 있는지로 집계하는 것이 옳다"며 "업계에선 삼성전자, 네이버, LG그룹, SK그룹, 카카오 등이 AI 연구개발에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