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위성 안테나 제조기업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제1사업장. 프레임 재질도, 케이블 종류와 케이블이 연결된 곳도 기존 안테나와 확연히 다른 접시형(파라볼릭) 안테나가 눈을 사로잡았다.
연구개발(R&D)에만 매년 500억원 가량 쏟아 부은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의 치열함과, 10년 간 쌓아온 미 해군과의 신뢰 속에 탄생한 ‘파이브 아이즈’(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 군사정보동맹) 전용 파라볼릭 안테나(ARC-M4-US NAVY)다.
ARC-M4-US NAVY는 미 해군 납품을 코앞에 두고 있다. 업계 최초, 동양계 회사 최초로 파이브 아이즈 군용 통신 위성 광대역 국제 위성통신(WGS)에 사용된다는 의미다. ARC-M4-US NAVY는 10~15개가 우선 공급될 예정으로 100억원에서 150억원 가량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RC-M4-US NAVY만해도 입이 벌어지는데,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주력 제품은 따로 있다. 6월 본격 양산을 앞둔 저궤도 위성통신 평판형 안테나다.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스타링크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 상용화한 제품이다.
박세훈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CFO는 “평판형 안테나는 성상엽 대표가 미래를 보고 개발한 제품이다. 내부에서 ‘잘되는 것을 더 잘하면 되지 또 새로운 분야에 돈을 투자한다'고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은 업계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독보적 분야가 됐고, 캐시카우(Cash cow)로 기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평판형 안테나는 작은 공간에서도 간편하게 설치가 가능하다. 특수 코팅 처리로 물과 눈에 노출돼도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저궤도 위성통신 핵심 고객사인 영국 위성 통신사 원웹(Eutelsat OneWeb)에 공급된다.
성상엽 대표는 “평판형이면서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동작하는 저궤도 안테나는 스타링크를 제외하곤 인텔리안테크가 유일하다”며 “대당 5000달러(약 680만원)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데다 한 번 사면 8~10년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이미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VSAT로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050억원, 수출이 전체 매출 95%를 차지하는 수출 중심 기업이다. 해상용 외에도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비즈니스를 시작해 600개사가 넘는 글로벌 고객·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다. 또 500개가 넘는 해상용(Maritime) 고객사·파트너사와 100개가 넘는 엔터프라이즈 파트너사, 50개가 넘는 서비스 파트너사를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