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주식 결제일이 28일(현지시간)부터 현행 T+2(거래 후 2영업일)에서 T+1(거래 후 1영업일)로 하루 앞당겨진다.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결제일이 현행 T+3일에서 T+2일로 하루 당겨진다.
27일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번 개편은 주식,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등 대부분 미국 증권 상품에 적용된다. 다만 이미 미국 국채와 뮤추얼펀드(유가증권 투자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는 T+1 결제일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당초 T+5일이었던 결제일을 1993년 T+3일로 단축했고, 2017년에는 T+2일로 조정했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T+1일로 앞당기게 된 것이다.
이런 개편은 거래 리스크 감소와 안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거래일과 실제 결제일 사이 간격이 길어지게 되면 보안 문제와 결제일에 증권 계좌 내 자금이 부족한 미수금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주식을 중개하는 증권사와 결제기관이 증거금 등 보호 장치를 두고 있음에도 거래와 결제 시기 간 간격이 길어질수록 리스크가 커지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당일 결제(T+0) 도입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당일 결제를 도입하면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당일 거래는 거대한 규모의 미국 주식 시장 거래를 안전하게 운영하는 데 무리를 줄 수 있고, 잘못된 결제 요청을 수정하거나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사기 행위가 늘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미국 증시 결제일 개편에 따른 투자자 안내 사항을 발표하고, 앞으로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들은 기존보다 하루 먼저인 T+2일에 주식 매도 대금과 매수 주식을 수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수거래를 하는 투자자들 역시 하루 빠른 T+2일에 대금을 계좌에 입금해야 하고, 배당을 목적으로 미국 주식을 매수할 때에는 주식 배당기준일 2일 전(현지시간 기준 1일 전)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의 결제일 단축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이미 T+1일을 채택하고 있고 25개 주식에 대해선 당일 결제(T+0)도 승인한 상태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지난 5월 T+1로 전환했고, 영국은 2027년 말까지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국은 유럽연합(EU)이 T+1로 전환하는 흐름에 합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