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프랑스 정상으로서 독일을 국빈 방문한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0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 방문 이래 처음 성사되는 국빈 방문이다. 이번 방문은 내달 6일~9일 예정된 유럽연합(EU) 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의 주축국인 양국이 화합을 모색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26일~28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방문 기간 중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 대통령 주최 만찬에 초대되는 등 양국간 협력 관계를 다질 전망이다. 이후 28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주요 안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전망이다. 양국 정상은 내달 EU 의회 선거에서 '극우 세력'의 약진을 우려해 향후 5년간 EU 의제상 중대한 사안에서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매체는 보도했다.
현재 EU 의회 선거에서 극우 세력의 약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선거에서 에너지전환 철회, 자유무역폐지 등을 내세우는 급진적인 정당들이 EU 전역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내다봤다. 이들은 유럽의회 내 위원장직을 차지해 다양한 통상, 에너지, 이민 문제 등에 있어 배타적 목소리를 낼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럽의 안보를 놓고도 양국은 이견을 보였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 유럽의 안보 전략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체 핵무기를 갖춘 프랑스는 유럽의 안보 독립을 추진하자는 입장인데, 최근 독일이 미국의 핵우산을 신뢰하며 미국산 장비를 구매하기로 한 결정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들어 양국은 보조를 맞추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재정 개혁과 전력 시장 보조금 변경 등 EU 내 사안에서 합의를 이뤄내기도 했다. 얀 베르너트 베를린 자크 들로르 연구소 박사는 "독일과 프랑스 관계에 긴장이 있지만 부분적으로는 그들이 몇 가지 어려운 주제를 다뤘다"며 두 국가가 EU를 동쪽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도 의견을 모았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