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에 이어 시총 2위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 요청을 승인한 가운데 앞으로 각종 암호화폐 상품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SEC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뉴욕증권거래소(NYSE) Arca와 나스닥 및 Cboe BZX 등 거래소들이 그레이스케일, 블랙록, 반에크, 프랭클린템플턴, 비트와이즈, 피델리티, 인베스코/갤럭시, 해시덱스 등 자산운용사 총 8곳의 이더리움 현물 ETF와 관련해 제출한 상장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했다.
이 같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지난 1월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한 후 4개월 만에 또 다른 암호화폐 현물 ETF가 승인된 것으로, 그간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암호화폐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업계 예상보다 빨리 진행됐다는 평가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안건이 되고 있는 암호화폐 정책과 관련해 규제를 한층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부금을 암호화폐로 받는 등 한층 암호화폐 친화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 역시 그에 뒤처지지 않는 행보를 보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하원은 SEC의 상장 심사요청서 승인이 있기 하루 전, '21세기 금융혁신 및 기술법(FIT21)'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암호화폐를 증권이 아니라 상품으로 간주해 각종 증권 관련 규제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및 나아가 암호화폐 전체가 2024 미국 대선에서 점차 정치적 이슈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라며 "따라서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미국 대선이 있는) 11월 한참 전에는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주 내에 거래가 개시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상품 출시 확대 전망
올 초 비트코인 현물 ETF가 정식 승인 후 2주 만에 가격이 4만2000달러에서 7만3000달러로 뛰어오른 것을 감안할 때, 이더리움 현물 ETF 역시 정식 승인 후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암호화폐 트레이딩업체 QCP캐피털은 23일 SEC 결정 전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이더리움 현물 ETF가 정식 승인된다면 앞으로 수개월 내 이더리움 가격이 최대 6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통화정책 등 거시 경제 변수 등과 맞물려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른 암호화폐 상품들의 출시도 잇따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타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해 한층 유화적 태도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 암호화폐 거래에 한층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투자은행 TD코원의 자렛 자이버그 연구원은 "이번 (이더리움 ETF) 승인은 당초 우리 예상보다 6개월가량 빨랐다"며, 앞으로 1년 내 여러가지 암호화폐 상품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와중에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게이프는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이후 반드시 사야 할(MUST BUY) 암호화폐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클래식 △솔라나 △폴리곤 △체인링크 △아발란체 등을 지목했다. 코인게이프는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이후 투자자들은 높아진 시장 신뢰성을 기반으로 이더리움 대신 유망한 암호화폐를 찾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 암호화폐들에 골고루 투자함으로써 블록체인 발전과 기술 혁신에 탑승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