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21대 국회에서는 먼저 모수개혁부터 하고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 논의를 이어가는 게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모수개혁은 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보험료율 인상안에는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을 놓고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여야는 21대 국회에서 국민공론조사와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통해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까지 올리는 데 합의했다. 소득대체율의 경우 국민의힘은 44%, 민주당 45%까지 입장 차를 좁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연금특위 간사가 제안한 44%안(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득대체율 44%와 보험료율 13%안은 기금고갈시점을 9년 연장할 수 있다는 게 김 의장의 설명이다. 김 의장은 "기금 수익률을 실적치에 따라 5.5%까지 달성할 수 있다면 기금고갈시점은 2070년 이후로 연장된다"며 "여야가 모수개혁에 어려운 합의를 했는데 이 기회를 살리지 않는 것은 국회가 헌법상 의무를 해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구조개혁과 모수개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국민연금이 처한 상황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정치적 이유로 연금개혁을 미루고자 하는 억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일부 학계에서는 '신·구 연금 분리'를 구조개혁 방안으로 제안했지만 이는 전 국민 노후 보장 수단으로서 작동한 국민연금의 훌륭한 기본틀을 무너뜨리고 보건복지부 추계에 의하면 1700조원의 국고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실익 없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개혁 지체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 신뢰가 저하되면서 임의가입자 등이 2020년 이후 연평균 5000명씩 감소하고 있다"며 "인구구조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도 하루 856억원, 매월 2조6000억원, 매년 30조8000억원씩 미래세대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간담회 이후 모수개혁과 관련한 '원 포인트 본회의'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적으로 가능하다"라며 "가능하면 28일 하면 좋겠지만 27일 혹은 29일날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디까지나 여야 원내대표들이 협의할 일"이라며 여야 합의를 강조했다. 김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들과 유선상으로는 거의 매일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27일 오전 중에도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민주당이 28일 본회의에서 이 사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가능성에 대해선 "연금특위 위원장이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기에 특위 절차를 생략하고 국회 본회의에 올라가 표결할 방법이 없다"라며 "국회 절차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특위에서 의결하는 게 대전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