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삼성전자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12~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실리콘밸리) 삼성반도체 미국캠퍼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와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 2024'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SFF 행사에는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을 필두로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조나단 로스 그로크 CEO △마이크 엘로 지멘스디지털인더스트리소프트웨어 부사장 △빌 은 AMD 기업담당 부사장 △데이비드 라좁스키 셀레스트리얼AI CEO 등이 연사로 나선다. 모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고객사와 파트너사 주요 임원들이다.
SFF는 삼성전자가 자사 파운드리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매년 개최한 행사다. 고객사와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 등 파트너사가 함께 한다. 올해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서울, 도쿄, 뮌헨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서 잇달아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을 토대로 건립 계획을 세운 테일러 2공장과 연구개발센터, 첨단 패키징(반도체 결합) 시설에 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소개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 테일러 팹이 데이터센터·모바일용 AI칩 양산에 최적화됐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초미세 공정 고객 확대를 위한 삼성전자의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로 "미국에서 설계하고 미국에서 만든다"를 꼽을 수 있다. 엔비디아, AMD, 구글, 테슬라 등 미국의 대형 팹리스를 테일러 팹의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설계 거점과 생산 거점이 가까운 만큼 양측 협력 시너지 효과가 크고 반도체 설계·양산 중 다양한 돌발 변수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를 알리기 위해 미국의 추론용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그로크를 행사에 초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에서 AI 반도체 'TPU(텐서프로세싱유니트)'를 설계하던 조나단 로스 CEO가 창업한 그로크는 자체 설계한 AI 반도체를 삼성전자 테일러팹에서 양산한다.
ARM과 AMD도 자사 AI 반도체 양산 로드맵과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삼성전자와 협력 방안에 관해 발표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투자한 OCI(광학컴퓨팅상호연결) 스타트업 셀레스트리얼AI를 연사로 초청한 점도 관전 포인트다. 전자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OCI는 처리장치와 D램 간 데이터 전송 시 자주 일어나는 데이터 병목현상(통로가 좁아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상용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첨단 패키징 경쟁력 확보에 많은 보탬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2㎚ 초미세 공정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삼성전자·TSMC·인텔의 경주는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가장 빠르게 2㎚ 공정을 상용화하는 곳은 10㎚ 이하 공정 경주에서 뒤처진 인텔로, 연말 20A(2㎚) 공정에서 자사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애로우레이크'의 처리장치 부분을 양산한다. TSMC는 내년부터 2㎚ 공정 양산을 시작하며, 가장 큰 고객은 애플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