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분야 전문가인 아리 쥴스(Ari Juels) 코넬대 교수는 20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해시드오픈리서치 초청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 '불량한 AI(Rogue AI)'를 걱정하고 있는데 이는 당연한 걱정"이라고 했다. AI로 자율무기시스템을 침투해 전투기 제어권을 장악하고, 금융 시스템에 접근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게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AI와 블록체인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는 '오라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라클은 블록체인상에서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제 세계와 이어주는 신뢰할 수 있는 개체 또는 기관을 뜻한다. 블록체인 외부에서 날씨와 금융 정보, 물류 정보 등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해 스마트 컨트랙트에 제공한다. 쥴스 교수는 "오라클은 AI와 스마트 컨트랙트 사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보호자(Guardian) 역할을 해 AI 안전성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의 중요성과 위험성도 언급했다. 그는 "스마트 컨트랙트는 생산적 측면에서 유용하고 강력한 도구지만 동시에 위험성도 있다"면서 "블록체인상에서 한번 시작하면 변경이나 수정이 불가하고, 일단 시작하면 정부는 물론 프로그래머도 중지하거나 종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쥴스 교수는 오라클 네트워크 개발사 체인링크 랩의 수석 과학자이자 소설 2권을 집필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최신작인 '디 오라클'의 한국어 번역판 출간을 기념해 방한했다. 디 오라클은 무기화된 블록체인의 공포를 담은 공상과학 스릴러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