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의 수익성 지표가 모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금으로 인한 충당부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홍콩 ELS로 인한 충당부채에도 은행의 1분기 실적이 선방한 만큼 하반기에는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4대 시중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59%,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9.5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28%포인트, 2.8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신한은행의 ROA(0.77%), ROE(11.19%)도 1년 전보다 0.05%포인트, 0.79%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은행의 ROA와 ROE는 지난해 1분기보다 0.13%포인트와 2.45%포인트, 우리은행은 0.09%포인트와 1.51%포인트 하락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수익성 지표가 악화한 것은 홍콩 ELS와 관련한 대규모 충당부채 영향이 크다. 실제로 가장 높은 ELS 배상액(8620억원)을 쌓은 국민은행의 지표 낙폭이 가장 컸다. 은행권 관계자는 "ELS 손실과 관련한 충당금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은 개선됐다"며 "ELS라는 특수 요인으로 수익성 지표가 대폭 둔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은행들은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손비용 관리를 통해 건전성을 제고하고 있다"며 "기업실적 호조에 따른 유가증권 이익 등 비이자이익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이후 은행권의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홍콩 ELS 고객보상비용 1조3000억원 등 비경상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은 선방했다"며 "2분기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충당금 적립 등이 예상되지만 예상보다 높은 대출성장률과 선방하는 순이자마진(NIM) 흐름 등으로 볼 때 올해 금융사는 약 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