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 참전했다가 ‘피의 능선 전투’에서 산화한 류홍석 일병의 유해가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피의 능선 전투는 1951년 8월 18일부터 9월 5일까지 국군 제5사단 35·36연대와 미 2사단 9연대가 2차례의 공격작전을 통해 강원도 양구 월운리 일대 피의 능선을 공격, 북한군 12사단과 27사단을 격멸한 전투다.
2011년 6월 고인의 오른쪽 넙다리뼈와 위팔뼈, 종아리뼈가 발굴됐다. 같은 해 10월 1차 발굴지점에서 약 22m 떨어진 곳에서 오른쪽 정강이뼈를 추가로 찾았다.
국유단은 “유해와 함께 발견된 M1카빈 소총탄과 전투화 밑창 등의 유품을 통해서도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며 “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전투에 임하던 중 다량의 포탄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국유단은 2022년 고인의 여동생 류영순(1939년생)씨를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고인의 유해 유전자와 대조 분석해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고인은 1931년 5월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에서 3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고인의 부친은 당시 공무원으로 근무했다고 한다. 가정형편이 비교적 좋아 고인은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받았으며, 이후 한의사로 활동했다고 알려졌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 고인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1951년 3월 14일 입대해 국군 제5사단 36연대 소속으로 ‘태기산 전투’, ‘인제지구 전투’ 등 여러 전투에 참전했다. 이후 강원도 양구로 이동해 피의 능선 전투에서 북한군에 맞서 싸우다 1951년 8월 27일 22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여동생인 류씨는 “어린 시절, 오빠가 저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흔들며 놀아주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혹시라도 오빠가 돌아올까 봐 살던 생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데, 오빠의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에 잠도 못 자고 울기만 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유해를 유족에게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충남 태안군에 있는 유족의 자택에서 열렸다.
한편,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31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