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유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주요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역시 OPEC+(비OPEC 협의체)의 증산 가능성을 언급해 국제유가 하락폭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3월 셋째 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을 기록했다.
다만 여전한 이스라엘-하마스의 휴전협상 불확실성으로 하락 폭은 제한된 모양새다.
이스라엘 전쟁 위기로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매파적 성향(통화긴축 선호) 연은의 금리 인상 전망 발언으로 인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닐 카시카리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3% 수준에서 정체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카시카리 총재는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힌다.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 가능성을 뒤집은 발언으로, 보스턴 연은 총재 역시 지금의 금리 수준을 보다 오래 유지해야 할 수 있다고 보탰다.
고금리 기조는 석유 선물시장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키면서 국제유가 하락요인이 된다.
동시에 미국의 노동지표는 추가 하락요인이 됐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7만5000건으로 예상치인 24만3000건을 크게 하회했다. 실업률 역시 3.9%로 전월 대비 0.1%P(포인트) 증가했다.
주요국의 경제지표 악화는 석유 수요 감소 전망으로 이어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의 요인이 된다.
석유수급 측면에서는 러시아의 증산 가능성 언급이 유가를 하락시켰다.
지난 7일 알렉산더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부총리는 “OPEC+가 필요하다면 행동에 나설 것임을 이미 합의했고, 증산이라는 선택권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6월 OPEC+ 회의에서 증산을 검토할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를 하락시켰다.
다만 여전한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요소는 유가 하락 폭을 제한했다. 이스라엘-하마스의 휴전협상에서 이견이 지속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져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중동 등 산유국 밀집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요소는 국제유가 상승의 원인이 된다.
석유제품 가격도 휘발유를 중심으로 큰 폭 내렸다.
5월 둘째 주 아시아 역내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시장에서 휘발유(92RON) 가격은 전주 대비 5.73달러 내린 배럴당 92.75달러를 기록했다.
등유는 2.02달러 내린 배럴당 94.92달러로, 경유(0.001%)는 1.75달러 내린 97.6달러로 조사됐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동반 하락했다.
5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1.2원 하락한 리터당 1711.7원을 기록했다. 경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5.5원 하락한 1560.8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