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 통과에 여러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제2금융권은 일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극복을 위해 펀드 조성 등 자구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부 PF 사업장은 가격 차이 등으로 경·공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관계자들 간 의견 조율이 과제로 꼽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18개 저축은행이 참여하는 ‘제2차 PF 정상화 펀드’를 160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앞서 700억~800억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규모를 크게 늘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보험사 등에 ‘뉴머니’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업계가 먼저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번 결과를 보고 필요하다면 추가 자금이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이 공급되면 사업이 정상화될 만한 곳에 자금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2금융권이 해당 펀드 조성에 속도를 내는 이유로는 PF 연체액 규모가 큰 데다 PF 연체율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금융권 전체 PF 대출 연체액은 3조7000억원 수준이다. 연체액이 가장 많은 업권은 여전업권(1조2000억원)이고 이어 △증권(1조1000억원) △저축은행(7000억원) △보험(4000억원) △은행(2000억원) 등 순이다.
특히 지난해 말 저축은행 PF 연체율은 6.94%로 전년 2.05%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광주·전남·전북 지역 7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부동산 담보·건설업·PF 대출) 비중은 37.3%였고 PF 연체율은 13.8%에 이르는 등 지방 저축은행의 PF 위험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여전업권 캐피털사의 지난해 말 PF 연체율 또한 4.65%를 기록 중인데 전년 2.20% 대비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PF 정상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이해관계자들 간 의견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현재 매수자와 매도자 측이 PF 사업장 가격을 두고 이견이 크다. 매도자 측은 사업성이 있는 곳에도 낮은 가격을 제시해 팔 수 없다는 주장하는 반면 매수자 측은 매도자 측에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제시해 낙찰이 안 되게 하는 방식으로 매도자가 경·공매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전업권은 지난달 중 펀드를 조성하려고 했으나 PF 사업장의 사업성 문제 등으로 일부 참여사들이 이견을 보였고 펀드 조성이 지연됐다. 지난 1차 펀드 역시 사업성 문제로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를 주저해 조성 규모가 축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