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패배하고 국정 수습의 하나로 인적 쇄신을 진행 중인 대통령실이 민정수석실의 기능을 복원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민정수석실 역할을 맡는 새 수석실을 설치하는 내용을 포함한 조직 개편을 조만간 단행한다.
민정수석실은 지난달 총선 이후 복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으며, 대통령실은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는 기능의 수석급 비서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사정(司正) 기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명칭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후보군에 포함된 인물 모두 검찰 출신이어서 야당은 물론 여론의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민정수석실 설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정책이 현장에서 이뤄질 때 어떤 문제점과 개선점이 있을지에 대한 정보가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김대중 정부에서도 처음 민정수석실을 없앴다가 2년 뒤에 다시 만들었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왜 그런 판단을 하셨는지 조금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민정수석실은 그동안 각 정부에서 국민 여론과 민심 동향 파악, 인사권과 사정권, 법률문제 보좌, 공직 기강 관련 업무, 대통령 측근·친인척 비리 방지 등을 담당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사정 기관을 장악하는 등의 잔재를 청산한다면서 대선 공약으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제시했고, 취임 이후 실행에 옮겼다. 인사권과 사정권은 법무부 등 관계 부처에 넘기고, 법률 보좌와 공직 기강 업무는 법률비서관과 공직기강비서관이 각각 맡도록 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이 일면서 민정수석실을 부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번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하자 다시 설치하는 방향으로 굳어졌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는 공석인 시민사회수석 인선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3월 14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특정 언론을 겨냥해 '정보사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것이 논란이 됐다. 이후 엿새 만에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수용했다.
또, 개편을 통해 정무수석실 내 정무1비서관, 정무2비서관을 '정무비서관'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무1비서관은 대국회 업무를, 정무2비서관은 기획·전략 업무를 각각 맡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오는 10일을 즈음해 공식 기자회견을 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것은 2022년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