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소프트뱅크가 라인의 지분 인수 협상에 나서면서 일본 국민 메신저인 네이버의 라인 경영권이 일본으로 넘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 매체들은 소프트뱅크가 행정지도를 받은 라인 애플리케이션 운영사인 라인야후의 중간 지주회사 주식을 네이버로부터 매입하기 위한 협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25일 교도통신은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약간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일정한 비율의 주식을 매입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다음 달 9일 결산 발표를 분기점으로 삼아 협의를 서두르려 한다고 전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라인야후에 대한 영향력이 하락한다고 보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가 협의를 서두르려 하지만 진전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달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한 탓에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네이버와의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했다.
이후 이달 16일에도 라인야후가 마련한 사고 재발 방지책이 불충분하다며 두 번째 행정지도를 한다고 발표했다. 총무성은 당시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해 보안 거버넌스 대책을 위한 필요한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검토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일본 정치권에서도 강경한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내에선 ‘라인야후의 경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라인야후의 정보관리 허술함은 경제안보상의 리스크”라고까지 강조했다.
교도통신의 25일 보도대로라면 일본정부의 압박을 등에 업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A홀딩스 주식을 인수해 독자적인 대주주가 되고, 네이버는 라인의 경영권을 잃게 된다.
라인은 일본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상 사용하는 사람 수가 9600만명에 이르는 국민 메신저로 성장했다. 2016년 7월엔 뉴욕과 도쿄 증시에도 상장했고 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경쟁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누르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며 세계적인 메신저로 거듭났다.
업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로 시작된 ‘라인야후’ 문제가 ‘보안 대책’ 마련을 뛰어넘어 ‘경영권 뺏기’ 양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