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민희진, 어도어 경영에 '무속인 코치' 정황" 주장

2024-04-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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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무속인과 나눈 장문 카카오톡 포렌식으로 확보

직원 채용부터 경영까지…전방위적 주술 경영 '심각'

왼쪽부터민희진 어도어 대표 하이브 로고 사진어도어 하이브
민희진 어도어 대표(왼쪽), 하이브 로고 [사진=어도어, 하이브]

하이브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인사·채용 등 주요 회사 경영 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 받아 이행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25일 주장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와 여성 무속인 A씨가 나눈 장문의 대화록을 포렌식으로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대화록에 따르면 민 대표보다 나이가 많은 무당인 '지영님 0814'가 친족 동생의 혼이 들어왔다며 민 대표에게 "언니야"라고 부르며 대화를 이어갔다.
A씨는 지난 2021년 대화에서 민 대표에게 "3년 만에 회사를 가져오라"고 조언했다. A씨는 "앞으로 딱 3년간 언냐를 돕겠다"며 "딱 3년 만에 (민 대표가 설립할 신규 레이블을) 기업합병하듯 가져오는 거야. 딱 3년 안에 모든 것을 해낼 것임"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 스톡옵션, 신규레이블 설립 방안 등을 A씨에게 검토 받았다는 입장이다.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인 시점이 A씨가 코치한 시점과 일치한다. 민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 매도 시점도 A씨와 논의했다. 

민 대표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병역 이행 문제도 A씨와 의견을 나눴다. 민 대표가 "BTS 군대 갈까 안 갈까"라고 묻자 A씨는 "가겠다"고 답했다. 이어 민 대표는 A씨에게 "방탄 군대 가는 게 나한테 더 나을 것 같애. 보내라 ㅋㅋㅋ. 네 생각은 어때"라고 물었다. A씨는 "보내려고. 금메달 딴 것도 아니고"라며 주술행위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이에 민 대표는 "걔들(BTS)이 없는 게 나한테 이득일 것 같다"고 했다. 

하이브는 A씨가 일상적인 경영 활동에 개입하면서 인사 관련 비위도 저지른 것으로 확인했다. 하이브는 "확인된 비위는 인사 청탁, 인사 이동 정보 유출, 입사 지원자의 개인정보 유출 등"이라고 밝혔다.

A씨가 자신의 손님 중 하나인 박모씨의 입사지원서를 민 대표 개인 이메일로 전달한 점도 드러났다. 민 대표는 부대표인 신모씨를 통해 박씨의 채용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민 대표는 "눈치가 있는데 M업소(A씨 상호명)에서 소개 받았다고 쓰냐. 그냥 쓱 이메일 보내야지. 바보같이 이렇게 소개로 연락한다고 메일을 보내다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민 대표는 박씨에게 경영과 신입 걸그룹 매니저 가운데 어떤 직무를 맡길지 A씨와 상의했다.

면접 절차가 진행 중인 지원자에 대한 평가도 A씨와 함께 진행했다. A씨가 긍정 평가를 내놓은 지원자들은 대부분 채용 전형에 합격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일부는 어도어에 현재 재직 중이다. 또 타 부서에서 재직 중이던 일부 하이브 직원의 전환 배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대상자의 신상 정보를 A씨와 공유하며 평가했다. 

민 대표와 A씨가 하이브 경영진을 대상으로 주술 활동을 한 대목도 등장한다. A씨가 민 대표 집으로 '머리 모양으로 빚은' 떡을 보낸다고 하자 민 대표는 "이걸 먹으면 어떤 도움이 있냐"고 묻자 A씨는 "(경영진이) 아주 많이 정신 차린다"고 대답했다.

방시혁 의장에 대한 민 대표의 비하 발언도 등장한다. 민 대표는 "(방 의장은) 기본기가 너무 없고 순전히 모방, 베끼기"라고 하자 "베껴도 돈 되게 하니까 배워"라고 조언했다. A씨가 "방시혁이 대표 아닌데 기획해서 여기까지 된 거 아냐?"라고 민 대표에게 묻자 "사실 내꺼 베끼다 여기까지 온 거다"라고 했다. 

하이브는 "이 대화가 2021년에 이뤄졌고 가장 성공 가도를 달리던 BTS가 본인을 모방해 만든 팀이라는 민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민 대표는 어도어 사명에 대해서도 A씨의 검토를 받았다. 당초 '올조이'와 '어도어' 두 가지 이름을 놓고 고민하던 민 대표는 A씨에게 여러 차례 문의를 했고 A씨가 '어도어'가 낫다고 하자 곧바로 채택했다. 

A씨에게 민 대표가 육성할 연습생에 대한 비하 발언도 대화에 있다. 한 연습생을 놓고 민 대표가 "내 말은 잘 듣겠지. 말 안 듣는 애들은 없겠지?"라고 하자, A씨는 "없어"라고 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A씨를 지난 2017년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어 민 대표는 SNS 대화를 통해 A씨에게 경영 코치를 받았다고 알렸다. 

A씨가 속한 서울 강남 역삼동 소재의 M무속업소는 지난 2021년 8월 M파트너스라는 법인을 출범시켰다. A씨는 이 법인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해당 업체 대표이사 이씨는 같은 이름의 M컨설팅이라는 이름의 용역업체도 운영 중이다. M컨설팅은 민 대표의 개인 작업실 청소 용역 관련 비용을 어도어에 청구한 적이 있다. 

하이브는 지난 22일 민 대표에게 보낸 감사 질의서에도 이런 사실과 관련한 확인을 요구했다. 민 대표는 지난 24일 보낸 답변서에서 이를 모두 부인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밝힐 수 없는 범죄행위를 포함해 더 이상 경영활동을 맡기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민 대표가 해임요구 등 일체 응하지 않아 어도어 경영 정상화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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