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식은 경기도 과천의 JW과천사옥에서 이뤄졌다. 그룹 측은 생전 소탈하게 살아온 고인을 기려 추모식을 간소하게 치뤘다고 전했다. 이 명예회장에 대한 추모묵념을 시작으로 약력 소개와 추모사 낭독, 추모 영상 상영, 이경화 JW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헌화로 진행됐다.
한성권 JW그룹 부회장은 추모사에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약 다운 약'을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쳐온 이 명예회장의 생명존중과 창업정신은 오늘날 JW그룹이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이뤄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보국(製藥保國)'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도전과 혁신을 거듭했던 이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세계적인 신약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추모식 이후 고 이 명예회장의 흉상 제막식을 갖고 고인의 정신을 기렸다.
이 명예회장은 1966년부터 회사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현재 대신증권이었던 삼락증권 총무이사로서 미래가 보장됐지만 부도 위기의 회사를 살리기 위해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그의 노력은 다양한 의약품 개발로 이어졌다. 1969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합성 항생제 '리지노마이신' 개발에, 1974년에는 피밤피실린의 합성에 성공해 합성 항생제 분야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피밤피실린은 당시 항생제 분야 최신 유도체로 평가 받는다. 1960년대 후반부턴 머크, 애보크 등 글로벌 선진 제약사와 기술제휴를 맺어 전문 치료의약품을 중심으로 회사를 정상 궤도로 견인했다.
이 명예회장은 생명존중에 대한 강한 신념으로 필수 의약품 공급에도 매진했다. 특히 회사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수액제 개발과 생산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본래 수액제 사업은 수익성이 낮은 사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 명예회장이 병원 불빛을 보며 "지금 이 순간에 저기서 꺼져가는 생명이 있는데 돈이 안돼서 그만둔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사업을 이어갔다. 그는 이익이 컸던 유리병과 폴리염화비닐(PVC) 수액을 과감히 포기하고 2006년 16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Non-PVC 수액제 공장을 건설했다. Non-PVC란 PVC가 아닌 것을 의미한다. 이 명예회장의 집념으로 JW그룹은 국내 최초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친환경 수액백 시대를 열었고 2019년 아시아 제약사 최초로 유럽 수액제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 명예회장은 세계적인 신약을 개발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신념도 확고했다. 그는 신약이란 개념조차 희미했던 1983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했고 1986년에는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초대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1992년 지금의 오픈 이노베이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국내 최초 한·일 합작 바이오벤처 'C&C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2000년엔 미국 시애틀에 JW 세라악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발판 삼아 2001년엔 국내 최초의 임상3상 신약 1호인 항생제 '큐록신' 허가를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이 명예회장은 공익적 가치에도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2022년 사재 200억원을 출연해 공익재단인 중회학술복지재단(現 JW이종호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섰다. 재단은 음지에서 인술을 펼치는 의료인에게 수여하는 성천상을 비롯해 보건의료 분야 학술연구와 소외계층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