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폴란드 국방부 고위급 인사들을 접견했다. 약 30조원에 달하는 한국산 무기 도입 2차 계약을 앞두고 양국 방산 협력을 위한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이다. 지난해 말 폴란드 정권 교체 이후 수입산 무기체계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2차 계약이 차질 없이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22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석 청장은 이날 파베우 베이다 국방부 차관, 마르친 쿨라섹 국유재산부 차관, 다리우스 우코프스키 안보실 부실장 등 폴란드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하고 방산 협력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폴란드 방한단은 폴란드 국방부, 국유재산부, 군비청, 대통령실 일원을 포함해 총 20여 명 규모며 약 일주일간 한국 방산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방사청은 폴란드 방한단에 대해 우리 방산기업과 국방과학연구소(ADD) 방문을 지원한다. 또 폴란드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국산 무기체계를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폴란드 방한단은 한국 육군·해군부대에 방문해 우리 군 운용 현장을 둘러보고, 폴란드 수출형 천무를 시험 사격하는 것도 참관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2022년 한국 방산업체들과 K-2 전차·K-9 자주포·FA-50 경공격기·천무 다연장포 등 약 124억 달러(약 17조원) 규모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12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9 자주포 152문 구매를 위한 2차 이행 계약을 맺었고, 잔여 계약도 앞두고 있다. 현대로템도 잔여 물량인 K-2 전차 820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방산업계는 1차 계약 뒤 1년 안에 2차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의 정책금융 한도가 꽉 차 추가 수출 계약을 맺을 여력이 부족해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폴란드는 약 30조원에 이르는 2차 무기 구매를 위해 한국에 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을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수은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며 적극적으로 수출 길을 텄다.
쿨라섹 차관은 지난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폴란드 대표단이 이행협정과 함께 기본 협정을 완료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며 “폴란드 정부 측 대응에 한국이 정책금융 확대를 위한 법 개정에 나섰고, 이것은 폴란드와 폴란드 방산에 큰 기회”라고 적었다.
석 청장은 “이번 면담을 통해 폴란드 신정부의 방산 협력 지속 의지를 확인했다”며 “일주일간 다양한 방산 현장 방문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방산 역량을 홍보하고, 양국 간 방산 협력 확대를 위한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